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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규 회장, 대구은행장 사퇴에도 내부반발 거세 회장직 유지 위한 '꼼수' 지적, 은행 영향력 행사 여전

김선규 기자공개 2018-03-28 09:24:0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3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 대구은행장 사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내부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차기 행장 선임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박 회장이 쥐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회장직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행장을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서다.

박인규 회장은 22일 DG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대구은행장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지주 회장직은 상반기 내에 거취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의혹 등이 불거지자 여론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행장 사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 회장의 행장 사퇴에도 회사 안팎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DGB지주에 정통한 관계자는 "행장 사퇴는 여론과 금융당국과의 관계개선에 물꼬를 트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놓은 카드로 보인다"고 말했다.

복수의 관계자는 "회장직 유지를 위한 꼼수로 보인다"며 "행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그룹 회장이기 때문에 사실상 은행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경영의사결정이 가능해 박 회장 입장에서는 실제 잃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은행 임원인사와 사외이사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친정체제를 더욱 공고히 다졌다. 지난해 말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곧바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실제 박 회장은 은행 본부장급 이상 임원 중 8명을 자신이 졸업한 대구상고 출신으로 채웠다. 지주 부사장은 박 회장 측근 인사로 알려진 김경룡 전 부사장보가 꿰찼다. 대구상고와 영남대 출신인 김 부사장은 승진과 함께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박 회장의 영향력 확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구은행 이사회도 박 회장 입김이 반영된 사외이사들로 채워져 있다. 김진탁 이사와 구옥서 이사는 대구상고 동문이고, 김용신 이사는 영남대 선후배 관계다. 이번에 대구은행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된 이재동 이사는 지난해까지 DGB지주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박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인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당국의 지적으로 불거졌던 회장과 행장 겸임 문제를 끌어오다가 친정체제 구축을 마무리한 뒤 주총 날짜에 맞춰 행장직 사퇴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도 다 끝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박 회장이 차기 행장을 이미 염두에 두고 행장직을 내려놨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비자금 조성 의혹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전직 임원으로 박 회장이 차기 행장으로 적극 추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구상고 출신인 그는 박 회장이 그룹 수장으로 취임한 이후 공공금융본부장, 경영기획 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승승장구했다.

DGB 관계자는 "박 회장에 관한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그룹에 대한 대외 신뢰도와 평판이 크게 떨어졌다"며 "최근 하이투자증권 인수 난항도 결국 박 회장과 관련된 CEO리스트 탓이 크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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