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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M&A]계리실사 중단한 신한지주 '느긋'주가 하향 안정화, 경쟁후보 아직 없어…시간 지날수록 협상서 우위

김선규 기자공개 2018-04-09 10:56:15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6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ING생명 인수참여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ING생명 주가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격적인 베팅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에 따라 시간을 좀더 갖고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MBK파트너스가 다른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점도 신한지주를 느긋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신한지주는 ING생명 계리실사를 맡고 있는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에게 실사작업 중단을 요청했다. 계리자문은 보험사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핵심이라는 점에서 신한지주가 인수 준비 작업을 사실상 중단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M&A의 경우 계리법인 고용을 통한 자산실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보험사 인수가격은 보험계약가치와 미래영업에 대한 가정 등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계리실사를 잠정 중단했다는 의미는 인수 자체를 보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딜로이트안진을 계리자문으로 고용한 신한지주는 보험관련 업종 매물을 스터디했다. 지난 2월 MBK파트너스가 데이터룸을 개방하기 전부터 개별적으로 접촉해 ING생명 자료를 요청하고 계리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는 데이터룸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이후 매각자인 MBK파트너스와 진일보한 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가격에 대한 상호 입장 차이가 커 거래가 더는 진척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두 거래 당사자들은 거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다가 거래가 흐지부지된 양상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ING생명에 관심이 있지만, 신한의 자본여력 및 자금조달 여부 등을 고려한다면 무리해서 들어갈 필요가 없다"며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기본 방침은 변함이 없고 공격적으로 배팅할 생각이 있었다면 진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잠정 중단 결정이 ING생명의 주가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실제 올해 초 6만원까지 상승했던 ING생명 주가가 4만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잠잠해진 매각이슈와 대주주 지분매각제한(Look-up)이 풀리면서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신한지주 또한 이 같은 관측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현재 ING생명 주가의 변동성은 매우 큰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주가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움직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리실사 중단은 신한지주가 전략적으로 시간을 끌기 위한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협상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쪽은 MBK보다 신한지주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서다. 네덜란드 ING그룹과 맺은 상표권 계약이 연말에 종료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주가가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ING생명 인수 의사를 적극 내비친 매수자가 없는 것도 신한지주가 느긋하게 인수준비 작업을 진행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신한지주와 함께 ING생명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KB금융지주의 경우 내부 사정으로 인수전 참여가 여의치 않다.

또한 내수시장에 강점이 있는 보험업 특성상 해외에서 매수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특히 안방보험 학습효과로 중국자본에 대한 거부감도 커진 상태다. 더욱이 미국이나 유럽계 금융사의 경우 강화된 자본규제와 본사 중심의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해외 진출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과 MBK 간의 거래 주도권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 같다"며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누가 유리한지에 따라 주도권 싸움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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