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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해외EB 발행 '명분·실리' 다 잡았다 '금리 0%+콜옵션' 발행사 유리, 유럽·아시아 영업력 제고

김병윤 기자공개 2018-04-12 08:26:46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1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의 해외 교환사채(EB) 발행에는 높은 자신감이 투영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주가 상승 가능성을 앞세워 조달금리를 0%로 낮췄고 콜옵션을 통해 투자자 수익을 제한한 점이 발행사에게 유리한 구조라는 분석이다.

유럽·아시아지역의 투자자를 상대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함에 따라 해외에서의 브랜드 파워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현재 전기차(EV)배터리사업의 중심인 유럽과 중국에서 영업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명분과 실리 모두 잡은 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은 지난 10일 6억달러(한화 약 6400억원) 규모의 기명식 무보증 외화 E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EB는 미국달러와 유로 등 두 개 통화로 동시 발행된다. 만기 3년물이며 만기 이자율은 0%다. 이번 EB의 교환대상은 LG화학 보통주 128만4888주다. LG화학은 2016년 LG생명과학을 합병하면서 LG생명과학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자사주를 취득했다.

투자자 모집 결과 달러화와 유로화 EB의 프리미엄은 각각 25%, 45%로 확정됐다. LG화학은 이번 해외 EB를 유럽 오스트리아 비엔나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달러화의 약세를 반영해 달러화 EB에 비교적 유리한 조건을 부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단독으로 딜(deal)을 맡았고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증권거래소 상장을 택한 점을 미뤄봤을 때 유럽쪽 투자수요가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해외시장에서의 대규모 자금조달이 LG화학에 유리한 구조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EB 발행은 보유한 자사주를 활용하기 위해 LG화학이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0% 금리는 LG화학 주가의 상승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이번 EB 발행을 통해 금융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고 말했다.

콜옵션(call option·조기상환권)의 삽입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납입일로부터 1년 이후 30일 연속 거래일 중 주가(종가 기준)가 교환가격의 130% 이상인 날이 20거래일 이상일 경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일단 EB에 콜옵션이 달렸다는 건 우량한 발행사라는 반증"이라며 "콜옵션의 교환가격을 130%로 설정함에 따라 투자자의 수익상단을 교환가+30%로 제한한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이번 EB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폴란드·중국 등에서 배터리사업을 키우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실제 LG화학은 EB 발행 공시 다음날인 11일 중국 내 합작사설립에 총 2394억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해외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영업력 제고로 직결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이번 EB의 발행지역 중 아시아의 경우 중국자본일 수 있다"며 "대규모 자금조달과 중국 내 합작사 설립 등을 통해 국내기업이 소외받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른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의 EB가 상장되는 오스트리아시장은 최근 LG전자의 인수합병(M&A)과도 관련된 곳"이라며 "계열사 간 협업이 많은 LG그룹 특성이 반영된 결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자동차부품업체 ZKW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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