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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화정공, 두산엔진 인수 나선 배경 추후 직접 인수가능성 높아

박제언 기자공개 2018-05-02 09:23:14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5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박부품회사 인화정공이 두산엔진 인수 작업에 참여하게 된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두산엔진의 경쟁사인 현대중공업은 인화정공의 가장 큰 매출처다. 상황 여하에 따라선 최대 매출처를 잃을수도 있는 위험이 도사린 이번 거래에 굳이 뛰어든 이유가 뭘까.

25일 금융투자(IB) 업계 따르면 인화정공은 '소시어스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제1호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PEF)'에 75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해당 PEF는 두산엔진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펀드로 약정총액은 1253억원이다. 인화정공의 출자액은 총액의 60% 비중을 차지하는 수치다.

◇시총보다 높은 출자로 최대 매출처의 경쟁사 투자

인화정공이 출자 발표를 한 시점은 지난 20일이다. 당시 인화정공 시가총액은 종가(5800원) 기준으로 541억원이었다. 발표 이후 주가가 다소 오르긴 했으나 여전히 시가총액보다 많은 돈을 출자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인화정공의 유동성 현금성 자산(연결기준)은 지난해말 기준 695억원정도다.

게다가 인화정공 전체 매출의 70%정도는 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다. 현대중공업에 선박엔진 부품을 납품하며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앞으로 두산엔진의 간접적인 주주가 되는 인화정공이 현대중공업에서 과거와 같은 수주를 받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두산엔진과 현대중공업은 선박엔진 부문에서 경쟁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런 부담스러운 상황을 인화정공이 검토하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럼에도 큰 돈을 들여 두산엔진 인수작업에 투자한 이유는 뭘까. 바닥을 치고 있는 조선산업이 살아날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 경기는 바닥을 쳤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전세계 경기 침체 영향으로 조선산업도 함께 불황을 겪고 있다. 물동량이 줄어들고 특수선이나 플랜트 수주가 줄어들며 조선사들의 일감이 급감하게 됐다. 연쇄적으로 선박 부품사들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최근 조선 분야는 다시 수주건이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등을 중심으로 천연가스와 LNG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LNG운송선박의 수요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경우 엔진분야로는 수주 물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두산엔진으로 들어오는 주문도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중공업과 두산엔진의 협력사인 인화정공도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나 두산엔진이 다시 협력사에 부품 의뢰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결국 수주 현황이나 실적 전망 등을 고려할 때 두산엔진에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두산엔진의 지난해 매출액은 연결기준 7689억원이다. 인화정공 연결기준 매출 1035억원의 7배 넘는 수치다. 다만 두산엔진의 영업이익률은 1.75%에 불과하다. 저가 수주의 영향때문이다.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인수한 이후 전문가들을 고용해 두산엔진의 재무와 이익률을 개선·제고하는 데 집중 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두산엔진 인수한다면..지분율 30%이상 확보 가능

인화정공의 두산엔진 인수 가능성도 충분하게 열려 있다. 단순 투자로만 PEF에 출자하지만 장기적으로 두산엔진 인수를 위해 출자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인화정공은 두산엔진 인수 PEF에 후순위 출자를 했다.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유한책임출자자(LP) 지분을 인수했다. 옵션도 갖고 있다. 해당 PEF가 청산할 때 다른 LP의 지분 30%를 인수할 수 있는 매수청구권리(콜옵션, Call Option)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후 두산엔진이 정상화되고 주가도 현 수준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가정해보자. 향후 인화정공은 PEF의 출자지분 60%를 현금이 아닌 두산엔진 주식(현물)로 받을 가능성이 높다. PEF는 두산엔진 지분 43%를 취득하기 때문에 총발행주식가 변하지 않는다면 인화정공의 지분율은 25%정도로 계산된다. 다른 LP 지분 30%까지 추가 매입하면 두산엔진 지분 30%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PEF가 두산엔진 경영권 지분을 인수할 시점은 오는 6월 8일로 예정됐다. 지난 3월 두산엔진 지분 매도자인 두산중공업과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 컨소시엄 간 주식양수도계약(SPA)은 체결됐다.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에서는 PEF의 LP도 확정했고 실사도 마친 상황이다.

다만 두산엔진은 방위산업체다. 해군 함정 등에 장착되는 엔진을 제조하는 곳이다. 전체 매출의 0.3%에 불과하지만 방위산업을 영위하는 곳이긴 하다. 방위산업체는 최대주주가 바뀔 때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 시점까지 최소 2개월이다. 바뀌는 최대주주의 현황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기 때문이다.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는 이런 점을 고려해 두산엔진 경영권 지분 인수 시점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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