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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 [thebell desk]

최명용 기자공개 2018-04-30 07:55:48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6일 08: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

1990년대 후반 삼성이 내놨던 광고 카피다. 당시 삼성은 처음으로 자동차 산업에 진출했다. 경쟁사에 비해 기술력, 품질, AS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삼성이 만들면 다르다'고 자부하며 광고 카피를 내놨다.

실제 당시 삼성 자동차는 품질과 AS 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외환위기 사태 등으로 사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자동차 산업을 접었지만 당시 삼성자동차의 품질은 놀랄만한 수준이었다.

'삼성이 만들면 다르다'는 자부심을 갖기까진 10여년이 걸렸다. 시계를 더 거꾸로 돌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삼성은 그저그런 가전 회사였다. 세탁기 뚜껑의 고무 패킹을 칼로 오려내 맞추던 시절이 있었다. 불량품을 골라내느라 생산 수율이 오르지 않았다. 당시 국산 TV는 지직 거리기 일쑤였고 한대 때려야만 제대로 돌아갔다.

신경영, 불량 전화기 화형식, 디자인 혁신, 천재경영 등의 시간을 거친 뒤 삼성은 달라졌다. 삼성이 만들면 달랐다.

삼성의 제품은 놀라울 정도로 업그레이드됐다. 이젠 한국을 넘어 세계 1등 기업이 됐다. 삼성 스마트폰, TV, 반도체는 품질과 가치의 상징이 됐다. 믿음을 주는 브랜드가 됐다.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일본 메이커들을 하나하나 제치고 세계 정상에 올라섰다. 이젠 도전을 받는 입장이 됐다.

삼성의 제품이 10년, 20년간 글로벌 톱 수준으로 성장하는 동안 삼성의 이미지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최근 삼성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10년전에 거론되던 삼성공화국이란 말도 다시 회자된다. 정치권과 방송에선 연일 삼성을 공격하고 있다. 무분별한 공격이기도 하고 마타도어식 음해도 있다. 하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삼성이 당하는 공격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더벨은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실증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나온 대답들을 보면 삼성에 대한 감정이 묻어난다. 삼성은 나쁘고 파렴치하다. 부정부패로 컸고 임직원들도 청렴하지 않다. 오너십도 불투명하고 지배구조는 후진적이다. 오너 일가가 모든 걸 좌지우지하는 회사다.

설문조사 결과는 이중적이다. 그렇게 부도덕한 회사에 대해 여전히 10년 뒤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남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이 한국을 떠나는 것에 대해선 절대 다수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삼성에 대해선 얄밉고도 부러운 '애증'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삼성은 지난 10년간 제품을 혁신하는 데에 올인했다. 과거의 관행과 부조리에 대해선 눈을 감았다. 물론 시대가 요구했고 정권이 요구했던 일들이다. 고리를 끊지 않고(혹은 못하고) 지금까지 온 것은 시대의 책임이고 정권의 책임이 더 크다. 하지만 삼성도 이같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삼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생각해보면 대부분 오너와 관련된 얘기들이다.

삼성이 제품을 혁신하는 데엔 10년이 걸렸다. 삼성이란 브랜드에 품질과 가치, 신뢰를 담는데엔 20년이 걸렸다. 삼성이란 이미지를 혁신하는 작업은 조금 늦게 시작했다. 지금이 원년이다.

단시일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한번의 변화만으로 모든 걸 만들순 없을 것이다. 사과할 일은 열번이고 백번이고 사과하고 고치고 다듬을 일은 쉬지 않고 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미지를 혁신하는 일은 제품을 바꾸는 일보다 몇배 더 힘들다. 지난한 시간이 흐른 후 10년, 20년 뒤엔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질 것이다. 언젠가 '삼성은 다릅니다'란 평가가 나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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