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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총수 변경됐지만…신동주 그늘 여전해 '난감' SDJ가 지분 취득한 블랙스톤 등 14곳 계열 편입…"그룹 신뢰도 하락 우려"

노아름 기자공개 2018-05-08 08:14:01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2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일인(총수) 변경으로 롯데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롯데그룹에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개인회사를 통해 사들인 리조트사업 시행사의 관계사가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며 자본시장에서의 그룹사 신뢰도 하락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앞서 신 전 부회장이 설립한 에스디제이(SDJ)가 허위 공시를 했던 전례와 그의 측근으로 꼽히는 민유성 나무코프 회장과의 결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신 전 부회장이 직·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블랙스톤 등이 롯데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되기는 했지만 향후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의 규준을 따르기에는 체계와 인적 구성 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롯데그룹의 동일인을 기존 신격호 총괄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변경한다고 지난 1일 밝혔다. 공정위는 신 회장이 롯데지주의 개인 최대주주(지분율 8.63%)이며, 지주사 외곽에 위치한 호텔롯데의 대표이사 또한 신 회장인 점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기업집단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총수는 신 회장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재계에서는 롯데그룹 총수 변경으로 인해 신 전 부회장이 촉발했던 경영권 분쟁이 명분을 잃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외에도 신 전 부회장이 더이상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을 앞세울 수 없다는 점 또한 신 전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업무 지시서, 위임장 등을 근거로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의사를 본인이 대리한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한정후견인 최종 결정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 '사단법인 선'은 신 총괄회장의 주식 권리행사 또한 대리 행사하게됐기 때문이다.

이와 맞물려 공정위가 롯데그룹의 최종 의사 결정권자로 신 회장을 지목하며 신 전 부회장이 설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가에 힘이 실렸다. 보유 지분 상으로도 신 전 부회장의 지배력은 미약해진 와중에 관계당국 또한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는 평가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롯데지주 출범 과정에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그룹 계열사 주식 대부분을 처분한 상태다. 현재 신 전 부회장의 롯데지주 보유 지분율은 0.15%에 불과하다.

롯데 신동빈 신동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우)>

경영권 분쟁은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되는 듯하지만 정작 롯데그룹은 부수적인 고민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개인회사 SDJ를 통해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 지분을 사들이며 자회사 등 계열사까지 롯데그룹의 울타리 안으로 딸려 들어왔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으로서는 롯데의 경영상 판단이나 의지와는 무관한 회사가 계열사로 들어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공정위는 롯데그룹의 총수를 신 회장으로 변경하는 동시에 롯데그룹의 계열사 현황 또한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의 계열사 수는 2017년 90개에서 2018년 107개로 늘었다. 이중 14개사가 신 전 부회장의 직·간접적 영향력에 놓인 회사다. 신 전 부회장이 설립한 SDJ가 최근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의 지분(55.51%)을 사들이면서 해당 회사와 그 자회사까지 총 14개사가 모두 롯데의 계열사로 편입된 영향이다.

계열 편입된 블랙스톤 관계 14개사는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 길벗블랙스톤, 나단, 대원산업, 대원이노스트, 블랙스톤리조트, 블랙스톤리조트이천, 블랙스톤에듀팜, 서경이엔지, 에스앤지컴퍼니, 테크리치코리아, 동서기술단, 로얄그랜드문화오락지주, 이문건설 등이다.

난감한 점은 원용권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 회장 등이 지분 100% 보유하고 있는 대원산업, 에스앤지컴퍼니 등이 롯데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다는 점이다. 이들 회사는 지분 관계상 신 전 부회장의 직접 지배에 놓인 곳이 아닌데다가 소규모 회사로 외부감사인 선임 및 감사보고서 제출 의무가 없어 지배구조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이외에도 SDJ가 과거 허위 공시를 했던 사례를 감안하면 새로 편입된 관계사가 자본시장에서 롯데그룹의 신뢰도를 낮출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일례로 SDJ는 2016년 2월 당시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 대표로 있는 동륭실업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했다고 공시했다가 착오로 인한 기재였다며 이를 일주일 만에 번복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블랙스톤 및 관계사 14곳은 롯데의 경영상 판단이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계열사로 편입된 것"이라며 "이 회사들이 향후 대규모기업집단의 계열사로서 엄밀성을 기해 공시 의무 및 규율 준수 등을 잘 지켜나갈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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