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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세번째 금감원장도 '재무관료' 배제 왜? '금융개혁' 의지, 모피아 유착 의식한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8-05-08 08:19:43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4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가 내정됐다. 문재인 정부의 첫 금감원장으로 민간인 출신 최흥식 원장, 시민단체·개혁성향의 김기식 전 국회의원까지 감안하면 모두 파격 인사다.

여기에 금감원장 내정 직전까지 갔던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과 김오수 법무연수원장 등도 관료출신이지만 '금융'과 인연이 없었던 인사들이다. 오히려 그동안 금감원장 1순위로 꼽히던 재무관료 출신 인사들은 청와대 인사검증 단계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는 왜 금감원장 자리에 '재무관료'를 배제하는 것일까.

금융위원회는 4일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학 객원교수를 임명 제청했다. 윤 내정자는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한국금융학회 회장, 한국재무학회 회장 등 주로 학계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주목할 부분은 문재인 정부의 금감원장 '파격 인사'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윤 내정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한국은행과 금융연구원·금융학회장 등을 두루 거쳤으나 정부에서 직접 일한 적은 없다. 앞서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낸 최흥식 전 원장과 참여연대 출신 김기식 전 원장 역시 민간출신 인사였다.

금감원장으로 낙점되지 않았지만 인사검증 단계에 이름을 올렸던 인사들의 면면을 봐도 문재인 정부의 이 같은 기조를 엿볼 수 있다. 지금은 금감원에서 근무를 하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임명 전까지 명지대 교수였던 원승연 부원장도 민간출신 인사로 분류된다.

당초 금감원장으로 유력했던 김오수 법무연수원장은 금융 경력이 전무한 검사 출신이다.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도 금융 경력이 전무하다. 두 사람 모두 '비(非)재무관료' 출신 인사들이다.

그간 금감원장 후보군 물망에 올랐던 인사들도 대부분 민간출신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전성인 홍익대 교수, 심인숙 중앙대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등 관료출신 인사들도 거론됐지만 유력 후보군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는 문재인 정부 전까지 역대 금감원장 모두 재무관료 출신이라는 점과 대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감원장으로 선임됐거나 인사검증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을 보면 재무관료 출신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선 김기식 전 원장의 사퇴로 재무관료 출신 중에서 금감원장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의 선택은 이번에도 비재무관료, 특히 민간출신 인사였다.

앞선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금융권과 '유착'되지 않은 외부 인사를 쓰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재무관료로 금감원장을 임명했던 그동안의 관행을 바꿔 금융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셈이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김기식 전 원장의 사퇴 논란과 관련해 "(인사의) 논란을 피하는 무난한 선택이 있다. 주로 해당 분야의 관료 출신 등을 임명하는 것"이라면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얘기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금융부분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금융공기업과 정부부처 고위직을 장악한 재무관료의 청탁을 재무관료 출신이 거부하기 어렵다"며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서라도 재무관료 간 유착관계를 끊기 위해 비재무관료 또는 민간출신 인사를 중용하고자 하는 의지로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등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지만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을 금감원장에 임명하고자 했던 시도가 대표적이다. 당시 재무관료 출신들이 장악한 금융권에 비재무관료 출신으로 금융 경력이 전무한 김 전 사무총장이 새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특히 관치금융 청산과 금융소비자보호라는 금융개혁 과정에서 중책을 맡은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기식 전 원장의 사퇴 이후에 김 전 사무총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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