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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BW, 역대급 청약…'미매각이 뭐지?' [Deal story]700억 모집에 1.8조 몰려…지연된 발행 일정이 '호재'로 작용

피혜림 기자공개 2018-05-11 08:33:04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0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건설(BB+, 부정적)이 '미매각' 꼬리표를 떼고 역대급 수요를 모으며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의 새 역사를 썼다. 700억원을 모집하는 일반 공모청약에서 1조8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모이는 등 투자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미매각 우려 등으로 발행 일정이 밀린 사이 남북 평화 무드가 조성돼 건설주가 훈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두산그룹 전반에 대한 사업 호조 기대감도 한몫했다.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실권이 발생하는 게 아니냐던 금융당국과 시장의 우려가 무색해진 순간이었다. 금융감독원은 미매각에 대한 지나친 우려를 표명하며 관련 내용을 명시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발행 일정이 연기되기도 했다.

지난 8~9일 이틀간 두산건설은 7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위한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했다. 공모청약에는 모집 금액의 26배가 넘는 1조827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주관은 신영증권이 맡았다.

이번 흥행은 지난달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까지만 해도 예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표면과 만기 이자율을 지난해 발행했던 BW 보다 150bp가량 높이는 등 조건을 완화시켰지만 두산건설 BW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나날이 떨어지는 주가가 문제였다. 2016년 3000원 후반대를 맴돌았던 주가는 꾸준히 하락해 지난 3월 2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유통 중인 워런트(Warrant·신주인수권부 증권)의 행사 가격보다 주가가 더 낮은 탓에 두산건설 BW에 대한 투자 매력이 약해졌다.

실권 발행 우려 속에서 발행 일정은 보름 가량 밀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500억원 규모의 BW 발행 당시 99%가량이 미매각 됐던 점 등을 고려해 증권신고서의 '투자위험요소'를 보완하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23~24일 청약을 진행하려했던 두산건설은 증권신고서 수정으로 공모청약일을 5월로 미뤄야 했다.

지연된 일정은 뜻하지 않게 호재가 됐다. 그 사이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남북 경협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자 건설주가 인기를 끌었다. 4월초 2~3000원대를 오갔던 두산건설 주가는 이달 초 4000원을 넘겼다.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흥행의 결정타가 됐다. 행사가액 산정에는 3월 12일부터 4월 9일까지의 주가가 적용됐다. 반등하기 전의 주가를 기준으로 행사가격이 결정되자 신주인수권 행사가액과 청약 당일 주가 사이의 간격이 넓어졌다. 청약을 진행항 8~9일 두산건설 주가는 각각 4120원, 4060원이었다.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으로 3005원으로 확정된 점을 고려하면 주당 1000원 가량의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주가와 함께 워런트 가격도 올랐다. 당초 두산건설 워런트는 연이은 BW 발행으로 유통량이 많은 탓에 흥행의 걸림돌로 지목됐었다. 하지만 건설주 인기로 워런트에 대한 수요가 늘자 새롭게 발행하는 BW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4월초 140원을 맴돌았던 '두산건설 3WR' 가격은 청약이 진행됐던 8일과 9일에 각각 470원, 422원으로 뛰었다.

두산건설 BW에 대한 관심은 흥행이 확실시되자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청약 마감 한 시간 전을 기점으로 경쟁률이 4.3 대 1을 넘기자 투자자들의 참여가 급증했다. 두산건설은 마감 직전 한 시간 동안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모아 최종 경쟁률 26.11 대 1로 청약을 마쳤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두산건설 BW는 투자자들이 확신을 갖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양상을 보여 '대규모 미매각' 또는 '대흥행'으로 점쳐졌다"며 "건설주 인기로 주가가 뛰어오른데다 BW 경쟁률이 1을 넘겨 흥행이 확실해지자 막판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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