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화종합 지분 매각 성사될까 [thebell note]

한형주 기자공개 2018-05-24 09:06:09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8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각은 과연 성공할까. 지난달 말 베인캐피탈이 지분 매매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알려졌다시피 삼성그룹이 이번에 내놓은 것은 2015년 한화케미칼·한화에너지에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종합화학) 경영권을 매각한 '빅딜' 이후의 잔여지분 24.1%다. 삼성물산이 20.05%, 삼성SDI가 4.05%를 들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번 거래의 당사자가 아니다. 그러면서 최대주주다. 어차피 지분을 털고 나갈 삼성을 한화가 딱히 도와줄 이유도 없다.

잔여지분이라지만, 베인캐피탈이 삼성물산·삼성SDI 보유물량을 취득하면 한화종합화학 2대주주 지위를 갖게 된다. 그리고 베인이 투자수익 제고를 위해 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의 상당 부분은 한화그룹에 있다.

한화에게 한화종합화학은 그룹의 중간지주사이면서 태양광 계열사 등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회사들을 소유한 핵심 기업이다. 어떻게든 컨트롤을 가져가려고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글로벌 PE인 베인캐피탈의 존재감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베인은 삼성으로부터 한화종합화학을 비싸게(1조원대) 사는 만큼 당연히 경영 참여를 원할 공산이 크다. 이러한 이해상충을 삼성이 중간에서 얼마나 조율해 주느냐가 관건.

여기서 '조율'이란 삼성도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한화에게 '무언가'을 주더라도 한화가 주주간계약에 순순히 응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삼성이 그 대가를 안치를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지난 2월 한화종합화학 매각 본입찰이 마감된 이후 프로텍션 조건을 돌연 변경한 것이 그 방증으로 지목된다. 추후 한화종합화학 IPO를 통해 FI가 원하는 수익을 거두지 못할 경우 "최소 2400억원을 보장해 주겠다"던 것에서 "2000억원까지만 보장해 줄 수 있고, 그 이상 까지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태도를 바꿨다. 화학업종의 산업 변동성 등을 감안할 때 FI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다. 베인캐피탈과 함께 비딩에 뛰어든 한국투자파트너스, IBK투자증권PE-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등 국내 PE들이 줄줄이 포기한 이유다.

어찌 보면 단순한 프리IPO 딜일 수 있었는데, 삼성그룹 때문에 분위기가 바뀌어 버렸다. 삼성이 최소보장수익을 낮췄다는 건 그들 입장에서 한화종합화학 매각을 빠른 시일 내 절실하게 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베인캐피탈이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주주간계약서가 안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딜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 시각의 논리는 첫째 '한화종합화학 지분은 삼성그룹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점', 둘째 '한화그룹과 베인캐피탈 간 의외의 시너지가 발현될 수 있다는 점'등을 근거로 한다.

베인캐피탈에 있어 한화종합화학 지분 인수는 국내 재계 서열 8위 그룹과 네트워크를 쌓는 것이다. 한화그룹이 다른 딜을 진행할 때 투자자로 나설 수도 있다. 한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끌어 올리는 데 이만한 상대도 없다. 이번 프리IPO에서 경쟁자들이 일제히 두 손을 드는데도 끝까지 남았다는 것은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 대비 눈높이를 많이 낮춰줬다는 의미도 된다. 한화 입장에서도 베인캐피탈은 구멍가게가 아닌 세계 굴지의 운용사다. 미국 기반의 글로벌 PE인 만큼 한화가 해외에서 M&A를 모색할 때 든든한 파트너가 돼줄 수 있다.

주주간계약 협상은 아직 시작 단계로 파악된다. 아슬아슬한 분위기로 출발했지만 한화그룹과 베인캐피탈의 딜 성사 의지가 드라마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