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뱅·카뱅, 같은 적자 '엇갈린' 희비 [은행경영분석]여신 영업 규모 차이 원인..자본력 격차도 한 몫
원충희 기자공개 2018-05-23 08:50:26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1일 14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분기 실적을 두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희비가 엇갈렸다. 케이뱅크는 당기순손실이 더 악화된 반면 카카오뱅크는 적자가 34% 개선됐다. 자본력과 주주구성에 따른 의사결정 속도가 두 은행의 경쟁력 차이를 벌려놨다는 평가가 나온다.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케이뱅크의 당기순손실은 188억4500만원으로 전년 동기(118억원)대비 악화됐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순손실은 80억9100만원에서 53억3400만원으로 34% 가량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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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838억원, 104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손실규모는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보다 적었으나 올 1분기 상황은 달라졌다. 두 은행 간의 손실규모 격차는 1년 만에 1.4배에서 3.5배로 확대됐다.
여신영업 규모의 차이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3월 말 카카오뱅크의 총여신은 5조9000억원에 이르지만 케이뱅크는 1조원 남짓한 수준이다. 이자수익의 원천인 여신액 규모에서 두 은행의 격차가 심하게 벌어진 것. 영업개시는 케이뱅크가 먼저 했지만 규모의 경제는 카카오뱅크가 훨씬 앞섰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4월, 카카오뱅크는 7월 영업을 시작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영업력 격차요인을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한다. 플랫폼과 자본력이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앱인 카카오톡을 통해 차별화 된 브랜드와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는데 반해 케이뱅크는 딱히 이렇다 할 브랜드나 플랫폼, 킬러상품이 없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 점은 자본력, 즉 실탄이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후 두 차례 각각 5000억원씩 유상증자를 단행해 실탄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수 있었다. 반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 1000억원의 유증 후 1500억원 규모 추가증자를 계획했지만 진행이 순조롭지 않아 올해로 밀렸다.
이마저 주주 간 협상지연으로 난항에 빠졌다. 20여개에 달하는 복잡한 주주사 구성으로 인해 의견수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한국금융지주, 카카오, KB국민은행 3대 주주를 중심으로 유증 의사결정이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됐다.
자본력 차이는 대출여력 차이로 직결됐다. 이는 영업력과 채널 등에서 카카오뱅크의 경쟁우위로 이어졌고 결국 순이익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모두 적자상태지만 케이뱅크의 순손실 규모가 더 커진 반면 카카오뱅크는 개선됐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차이로 읽혀진다"며 "다만 아직 1분기 실적만으로 두 은행의 영업력과 이익수준을 평가하기엔 다소 이른 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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