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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의 면세점 '머니 게임', 얼마나 베팅했을까 [인천공항 면세점 4파전⑥]점유율 20% 끌어올릴 기회…신세계DF, 조선호텔 면세사업 합병 '재무구조 부담' 변수

박상희 기자공개 2018-05-30 08:04:17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9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국제공항 출국 면세장(DF1·DF5) 사업권 운영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입찰자들이 써낸 가격입찰서는 사업제안서 평가 완료 이후 개봉된다. 사업능력 평가 점수에서 밀리더라도 입찰가격에서 앞선다면 얼마든지 판을 뒤집을 수 있다. 결국엔 '머니 게임'이라는 얘기다.

트랙레코드나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업계 3위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이 상대적으로 높은 입찰 가격을 써냈다면 최종 심사에서 경쟁사를 제칠 수도 있다. 조선호텔이 영위하던 면세점 사업부를 신세계DF와 합병하면서 면세점 사업을 총괄하게 된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사진)이 얼마를 베팅했을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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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의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지난해 기준 12.2%로 롯데면세점(호텔롯데, 41.9%), 신라면세점(호텔신라, 29.6%)에 이은 3위다. 신세계DF와 신세계조선호텔 면세사업부문을 합친 매출규모는 1조 3000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새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인천공항 면세장의 연간 매출액은 8000억~9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시장 점유율로 따지면 7~8% 수준이다. 신세계면세점이 DF1과 DF5 등 2곳의 사업권을 모두 가져올 경우 단숨에 시장 점유율이 20% 안팎으로 뛰어오른다. 10% 초반 점유율에서 시장 영향력을 2배 가까이 끌어올리는 셈이다. 신세계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신세계는 과거 조선호텔이 김해공항 출국장 면세점 운영권을 중도 해지한 이력이 있어 페널티(감점)를 부과받을 가능성이 높다. 3점 내외의 감점은 인천공항공사의 종합평가에서 60%(60점)를 차지하는 사업능력평가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

감점이 없는 신라면세점과 두타면세점과의 경쟁 구도를 감안하면 신세계는 입찰가격 평가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 입찰가격은 종합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40점)로, 사업능력평가보다는 낮지만 높은 가격을 써내면 순위를 뒤집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최고 가격을 써낸 입찰자가 40점 만점을 받고, 최고 가격을 기준으로 입찰가격의 평점이 매겨지기 때문에 입찰가격 차이가 클수록 점수 격차도 커진다"면서 "입찰가격 평가에서 사업능력평가 순위가 뒤바뀌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인천공항 측에서 제시한 면세점 사업장((DF1 ) 최소보장 임대료는 1601억원으로, 4년 전인 2014년 대비 70% 수준에 그친다. DF5 사업장 임대료 역시 기존 대비 52% 수준인 406억원이다. 2개 사업장을 합친 최소 임대료는 1814억원으로 2000억원에 못미친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한국을 대표한다는 상징성으로 인한 홍보효과가 크다. 무엇보다 최소보장 임대료가 크게 낮아져 수익성도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업계에서는 DF1의 최종 입찰금액이 최소보장액의 두 배 수준인 3000억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신세계가 얼마만큼의 비용을 감내할 수 있느냐다. 롯데면세점이나 신라면세점 대비 신세계면세점의 자금력은 약하다는 평가다. 신세계DF는 적자를 낸 조선호텔 면세사업부와의 합병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세계DF는 올해 오픈한 T2(제2터미널) 면세장 임대료(453억원)도 부담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입찰가격은 결국 오너의 의지와 결단력에 달린 문제가 아니겠느냐"면서 "그룹의 면세점 사업을 총괄하게 된 정유경 사장이 면세점 사업을 키울 의지가 얼마나 큰지는 베팅 금액을 보면 알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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