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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사업구조개편 진단]농협하나로유통, 신사업 '실탄' 부족?현금성자산 급감, 차입 의존 커질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8-06-11 11:39:11

[편집자주]

농협이 신용·경제사업 분리, 즉 사업구조개편을 추진한 지 6년째를 맞고 있다. 그간 농협은 자산 58조원에 49개 자회사를 거느린 국내 9위의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내역에 따르면 한화(61조원)보다는 작고 현대중공업(56조원)보다는 큰 규모다. 하지만 '2020년 농가 소득 5000만원'을 달성하기 위한 경쟁력 부족과 차입금 급증으로 지속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 농협은 조만간 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는 농협 주요 계열사의 재무 및 사업구조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7일 1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범 3년만에 농협 알짜 계열사로 성장한 농협하나로유통이 올해 편의점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롯데마트·이마트 등 대형마트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사업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농협하나로유통의 투자여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매년 순이익의 상당부분을 배당금으로 사용하고 있는데다 보유현금도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농협하나로유통은 당분간 차입을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농협 등에 따르면 농협하나로유통은 '하나로미니'라는 이름을 내걸고 편의점 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성남에 1호점을 연 데 이어 서울 관악, 경남 창원, 충남 천안 등에 5개 점포를 오픈했다. 또 올해 안에 편의점 점포 수를 50개로 확대하고 2020년까지 200~300개로 늘릴 계획이다.

농협하나로유통은 또 중국 공소합작총사와 협약을 맺고 중국시장에 국산 농산물로 만든 식품과 종자·비료·사료 원재료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공소합작총사가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한국관을 개설하고 2224개의 오프라인 매장에 농업인·지역농축협·계열사에서 생산한 상품을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출범 3년만에 알짜 계열사로 성장한 농협하나로유통이 사업다각화를 서두르는 것은 주력사업인 대형마트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영향 탓이다. 모바일로 빠르게 옮겨가는 유통환경과 대형마트 간 제살깎기 경쟁 심화로 성장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농협하나로유통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927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6.6% 줄었다. 영업이익도 504억원으로 전년대비 2.7% 감소했다.

농협하나로유통 주요 재무지표

문제는 투자 재원 마련이다. 농협하나로유통은 하나로마트 중에서 노후한 소규모 매장을 편의점으로 리뉴얼해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직영점으로 운영한다는 점에서 편의점 리뉴얼 등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전적으로 농협하나로유통이 마련해야 한다. 또 중국 공소합작총사에 상품을 독점 공급하기로 한 만큼 초기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농협하나로유통이 신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서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그러나 농협하나로유통의 투자여력은 크지 않다. 농협하나로유통은 최대주주인 농협경제지주의 곳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년 순이익의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예컨대 농협하나로유통은 2015회계년도 179억원, 2016회계년도 351억원, 2017회계년도 299억원 등의 배당을 실시했다. 2015~2017년 동안 총당기순이익이 1047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성향만 80%에 달한다. 사실상 벌어들인 이익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사용한 셈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경제지주 계열사 중에서 순이익을 가장 많이 내고 있고, 기여도 역시 높다"며 "이 같은 배당 정책을 당분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농협하나로유통의 현금창출력도 크게 떨어졌다. 2016년만 해도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 규모는 852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427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이마저도 대부분 이마저도 올해 초 현금배당을 통해 대부분 유출됐다.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현금도 부족하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등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보유 현금은 지난해말 기준 2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말 743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동안 보유하고 있던 현금 대부분을 소진한 것이다.

현금흐름이 악화된 데에는 지역 유통물류센터 건립 등을 위해 영업용 건물 등을 매입한 영향이 컸다. 2016년 6255억원이었던 유형자산(업무용 토지, 업무용 건물, 업무용 자산, 건설중인 자산)은 지난해말 6822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토지·건물·동산 등의 취득을 위해 846억원 가량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중개자금이 줄어든 것과 수탁사업미수금을 지급한 영향이 컸다. 중앙회중개잠금은 지난해 89억원으로 전년 225억원과 비교해 136억원 줄었다. 수탁사업미수금은 지난해 마이너스(-) 160억원을 기록했다. 중앙회중개자금은 지역 농·축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와의 거래 대금이다.

농협하나로유통은 부족한 현금을 차입을 통해 채우고 있다. 지난해 농협은행으로부터 단기차입금 218억원을 빌렸다. 이 때문에 농협하나로유통이 올해도 차입을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순이익 대부분을 배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내부 유보금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며 "당분간 차입을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협하나로유통은 지난 4월 농협은행으로부터 1년만기로 1500억원을 빌렸다.

다만 부채비율이 낮다는 점에서 농협하나로유통의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농협하나로유통의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은 73.3%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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