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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시대 뉴LG]떠나는 구본준 부회장, 계열분리 셈법은보직 사임 '겸직금지' 해소, 주식스왑은 부담…가족회사 활용 신사업 검토

박창현 기자공개 2018-07-02 09:30:00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9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본준 부회장(사진)이 33년 동안 몸 담았던 LG그룹을 떠난다. 새롭게 그룹을 이끌어나갈 조카 구광모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이번 경영일선 퇴진은 계열분리를 위한 전초 작업의 성격도 있다. 다만 계열분리 방식은 여전히 미지수다. 특정 계열사를 분리해 가져갈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주주 설득과 각종 법률 이슈가 변수다. 당장은 자녀 소유 가족회사를 통해 신사업 발굴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기변환_구본준 (주)LG 부회장
㈜LG는 2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LG전자 구광모 ID사업부장의 신규 등기이사 선임안을 가결했다.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는 ㈜LG 대표이사 회장로 선임했다. 4세 경영 시대의 막이 올라가는 순간이다.

동시에 LG그룹은 그동안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책임졌던 구본준 부회장의 퇴임을 알렸다. 구 부회장은 이사회 이후 LG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연말 임원인사에서 각종 보직 퇴임 수순을 밟아나갈 계획이다.

구 부회장은 구본무 회장 부재 기간 동안 그룹을 이끌어 나갔던 2인자였다. 실질적 권한도 컸다. 현재 LG전자와 LG화학 등 핵심 계열사의 이사회 자리를 꿰차고 있다. 구 부회장은 LG화학 등기임원인 동시에 사외이사 후보추천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LG전자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 등기임원이다. LG전자와 LG화학 등기임원 임기는 각각 2020년 3월, 2019년 3월까지다.

연말이 되더라도 계속 보직을 맡을 수 있지만 구 부회장은 중도 퇴임 결단을 내렸다. 4세 시대가 열린 만큼 조카에게 온전히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LG와 LG전자,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 보직 공백이 생김에 따라 신임 회장 입장에서도 그 자리에 자기 사람을 채워넣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결과적으로 세대 교체의 발판이 마련되는 형국이다.

구 부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은 자연스럽게 계열 분리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행 법상 계열분리시 그룹사 상호 겸직이 불가능하다. 연말까지 모든 계열사 보직에서 물러날 경우, 구 부회장은 자유의 몸이 된다. 새출발을 할 수 있는 기본 여건이 마련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구 부회장이 연말까지 신사업 발굴 등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장 ㈜LG 지분 현금화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구 부회장은 ㈜LG 지분 7.72%를 보유한 2대주주다. 보유 지분 시장 가치만 9600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보유 ㈜LG 지분과 특정 계열사 지분을 맞바꾸는 형태로 계열분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계열분리 방식은 주주 설득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LG와 계열분리 대상 주주 모두에게 납득할만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계열분리 명분만으로는 부족하다. 최악의 경우, 총수 일가간 사적 거래 논란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

이 같은 리스크를 고려할 때 보유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마련한 뒤, 그 자금을 밑천 삼아 신사업에 뛰어드는 시나리오가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구 부회장 입장에서도 LG그룹과의 연결고리가 많을수록 사업 초기 단계에 안정성을 높일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규제들을 감내해야만 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구 부회장 가족회사 '지흥'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흥은 전자부품·소재 제조 업체로, 구 부회장의 장남 형모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LG그룹 집단 소속회사 가운데 총수일가 지분이 30%를 넘는 계열사는 ㈜LG와 지흥 뿐이다.

지흥은 최근 5년간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과 센서사업, 반도체 생산 등 다양한 사업군에 진출하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 부회장 일가가 지흥을 통해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출해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고, 중장기 투자 전략을 구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흥이 계열분리를 위한 투자 더듬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형모 씨 입장에서도 투자 성공시 승계 재원 확보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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