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에너지화학, '파업·유가 상승'에 수익성 뚝 [슈퍼사이클 중견 화학사]①단협 노사갈등에 두달여 파업···올해 1분기까지 악영향
박기수 기자공개 2018-07-09 08:54:05
[편집자주]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의 과실은 달콤했다. 원료 가격 하락, 공급 부족, 수요 증가 등 모든 가격 결정 요인들이 석유화학 업계 편이었다. 마진율이 개선되면서 한 해가 멀다하고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중견 화학사들도 유례 없는 호황기에 함께 웃었다. 하지만 취급하는 상품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크게 다가왔다. 쌓인 현금을 쓰는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중견 화학사들의 실적, 재무, 지배구조 속사정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6일 10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H에너지화학의 주력 상품은 건축단열재로 사용되는 합성수지인 EPS(Expanded Polystyrene) 레진이다. 이 외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나일론-12 파인 파우더(Fine Powder)나 금융 투자, 셰일가스 자원개발 사업도 사업군에 내걸고 있지만 매출의 98~99%는 합성수지부문에서 나온다.중국 등 신흥 시장의 등장으로 동종업계 국내 업체들은 범용에서 '고부가가치·고기능' 제품으로 생산·판매 전략을 바꾸고 있다. SH에너지화학도 예외는 아니다. 범용 스티로폼 상자에 들어가는 소재를 생산하던 옛날과 달리 최근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단열재 위주로 생산을 집중하고 있다. 마침 '에너지 절약' 등 환경 문제에 촉각을 세우는 추세 속에서 단열재 시장은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 부문으로 여겨진다.
긍정적인 외부 환경에도 불구하고 SH에너지화학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1분기에 비해 각각 15.7%, 48.3% 감소했다. 지난해 두 달여간 이어졌던 군산 공장 파업의 여파가 지난해 실적에 이어 올해 1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파업 탓에 SH에너지화학은 일거리를 동종업계 경쟁 업체에 내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8월 SH에너지화학은 군산 공장 내 ANYPOLI(EPS 레진) 공장, ANYBES(나일론 파우더) 공장의 생산이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노사 간 단체교섭 협상결렬에 따른 노조 측의 파업 때문이었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EPS 레진과 정밀화학부문의 신사업인 나일론 파우더의 생산이 중단되자 매출은 곧바로 급감했다.
지난해 SH에너지화학은 매출 1881억원, 영업이익 142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매출 2184억원, 영업이익 241억원보다 각각 14%, 41% 낮은 수치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지 못하며 수익성도 감소해 영업이익률은 7.5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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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은 시작 두 달 만에 종료됐지만 그 여파와 함께 이번에는 유가 상승이라는 악재도 밀려왔다. 지난해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 유가는 그대로 원가 상승분에 포함됐다. 지난해 1분기 매출원가율 87.3%를 기록한 SH에너지화학은 올해 1분기 89.7%를 기록했다. 수익성도 저절로 줄어들어 7%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보다 약 3% 하락한 4.4%를 기록했다.
다행히 수요 전망은 나쁘지 않다. 인구 증가와 함께 세계 각지에서 도시화가 진전되고 있고, 건축물에 대한 수요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EPS의 원료가 되는 PS 제품은 공급과잉 품목이지만 EPS 제품은 그렇지 않다"며 "단열재에 대한 수요가 세계적으로 늘어남과 함께 전망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EPS 생산에 필요한 석유의 가격이 날이 갈수록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원가 관리 이슈는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5월 기준 두바이유의 배럴 당 가격은 74.4달러로 올해 초(66.2달러), 지난해 5월(50.7달러)보다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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