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8(수)

전체기사

이큐브랩, '쓰레기처리 솔루션'의 우버를 꿈꾼다 권순범 대표 "볼티모어 프로젝트로 사세 본격 확장"…미국에서 수거 매칭 플랫폼 론칭

강철 기자공개 2018-07-26 07:48:41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5일 15: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지금 이 시대를 상징하는 키워드다. 배달, 세탁, 이사, 부동산 매매, 택시 예약부터 스마트 팩토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솔루션이 생활 곳곳에 파고든 지 오래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산업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생활 폐기물의 수거·관리 역시 4차 산업혁명의 불길이 확산되고 있는 영역이다. 넘치는 쓰레기를 자동으로 압축하는 것에서 출발한 관련 기술들은 이제 적재량 모니터링, 데이터 분석, 수거 인력·차량 배치 등을 관리하는 종합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큐브랩(Ecube Labs)은 이 같은 쓰레기 수거·관리 솔루션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기업이다. 지난 1일 설립 7주년을 맞은 이 스타트업은 차별화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생활 폐기물 시장을 빠르게 점유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미국 볼티모어(Baltimore) 시와 170억원의 스마트시티 협약을 맺으며 사세 확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본격적인 미국 진출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23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이큐브랩 본사에서 권순범 대표를 만났다.

권순범
권순범 이큐브랩 대표

- 창업 스토리가 궁금하다

▲대학에서 전기·전자를 전공했다. 병역특례를 하며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그 당시 '사회적 기업'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문득 학교 앞에 쓰레기통이 넘쳐나는 것이 떠올랐다. 같이 일하던 친구들에게 쓰레기가 넘치지 않도록 자동으로 압축하는 기계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환경미화원들을 수시로 만나며 사업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놀랍게도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은 기술 발전의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효율을 높여주는 기술을 적용하면 일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사업 준비에 착수했고 2011년 7월 이큐브랩을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동국대학교와 중소기업청이 함께 운영하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았다.

- 사업에 대해 설명해달라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자동 압축 쓰레기통을 생산한다. 경기도 김포에 제조 공장을 운영 중이다. 한달 평균 200대의 스마트 쓰레기통을 제조한다. 올해 초에 5000대를 신규 수주하는 등 주문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대비해 중국 상해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파트너를 두고 있다. 그런데 쓰레기통 제조는 핵심 사업이 아니다.

- 핵심 사업은 무엇인가

▲쓰레기의 수거·관리와 관련한 종합 솔루션이다. 쓰레기통에 탑재한 초음파 센서를 기반으로 쓰레기 적재량, 수거 빈도, 배차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일례로 한 도시에 1000개의 쓰레기통이 있다고 가정하자. 센서가 1000개 중 700개만 처리하면 된다고 알려준다. 이에 맞춰 수거 인력, 차량이 이동할 위치, 배차 간격 등이 조정된다. 정보의 부족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축적된 데이터는 수거 사업자에게 '인사이트 리포트'로도 활용된다. 그동안은 자동 압축 쓰레기통을 중심으로 센서를 탑재했다. 현재는 솔루션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일반 쓰레기통에도 센서를 부착하고 있다.

- 솔루션 사업의 구체적인 수익 구조는

▲케이블 사업자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쓰레기통에 부착하는 센서를 셋톱박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솔루션을 운영하는 대가로 받는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이다. 다만 이 수수료 수익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수준으로 크지 않다. 아직은 스마트 쓰레기통 제조에서 나오는 매출이 많다. 이 비중은 앞으로 2~3년 안에 역전된다.

- 쓰레기 수거 시장의 현황은

▲미국, 유럽, 호주, 중동 등 해외 시장이 매우 크다. 이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쓰레기의 수거·관리를 민간에 맡긴다. 미국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1조원이 넘는 기업이 10곳이 넘는다. 프랑스 최대 수거 업체의 매출액은 40조원이다. 이들 사설 기업이 형성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규모만 600조원에 달한다. 근래에 성장이 두드러지는 시장은 중국이다. 상해, 남경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얼마 전 출장으로 상해에 다녀왔는데 지구가 하나 더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해에 깔려 있는 쓰레기통만 600만개다. 인구가 많은 만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 올해 초 미국 볼티모어 시와 스마트 시티 구축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볼티모어 시에서 약 200억원 규모로 발주를 했다. 현지 수거 업체와 열띤 경쟁을 벌인 끝에 사업자로 선정됐다. 당사의 체계적인 통합 솔루션을 높게 평가했다. 앞으로 7년동안 단계적으로 스마트 수거 솔루션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볼티모어에 약 5만개의 쓰레기통이 있다. 이 중 5000개를 센서가 탑재된 쓰레기통으로 교체하는 것이 1단계 목표다. 원활한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현지에 사무소를 설치했다. 중장기적으로 본사를 볼티모어로 옮기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 설립 후 7년이 지났다. 수익 현황은 어떠한가

▲지난 7년간 솔루션 개발, 영업 기반 확충에 집중했다. 발생한 수익은 모두 연구개발(R&D)과 마케팅에 재차 투입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의도적으로 영업이익을 내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내년까지는 수익이 나지 않는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볼티모어 프로젝트를 시작한 만큼 매출 규모는 내년부터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전체 매출의 95% 이상이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의 안착 여부가 향후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사업을 확장할 때마다 필요한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2012년과 2014년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로부터 총 10억원을 지원받았다. 2016년에는 IBK기업은행과 소프트웨어공제조합에서 10억원을 조달했다. 최근에는 한화증권과 패스파인더H가 당사에 50억원을 투자했다. 추가로 미국 현지 벤처캐피탈과 사모투자펀드를 대상으로 신주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볼티모어 지사가 있는 동부쪽의 투자사들이 여러 제안을 해왔다. 일부 투자사가 듀 딜리전스(Due Diligence·기업 실사)를 실시했는데 기업 가치를 1000억~2000억원으로 평가했다.

-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방안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나스닥(NASDAQ) 상장이다. 당사의 솔루션이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자연스레 해외 자본을 유치할 기회도 많아질 것으로 본다. 실제로 명망 있는 현지 PEF들이 지분 인수 제안을 해왔다. 솔루션 사업을 따로 분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새롭게 구상하는 사업이 있다면

▲내년 초에 미국에서 쓰레기 수거 매칭 플랫폼을 론칭하려 한다. 쓰레기를 배출하는 사업자와 수거 기관을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우버(Uber), 카카오택시와 비슷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사업자는 쓰레기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수거 비용이 드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다. 반대로 수거 기관은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지역을 중심으로 배차를 편성하는 것이 이득이다. 필요할 때마다 매칭을 해주는 솔루션을 통해 양자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기술력은 충분히 갖췄다.

- 이큐브랩의 미래를 그려본다면

▲쓰레기 수거 시장에서 우버같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는 것이 목표다. 전 세계 수거 기업이 이큐브랩의 솔루션을 쓰지 않으면 이상하다는 느낌을 갖게 만들고 싶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에서의 안착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미국을 비롯해 중국, 유럽,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 영업망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거점도 차츰 늘려나갈 계획이다.

◆ 권순범 이큐브랩 대표 약력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4차산업혁명위원회 스마트시티 특위 특별위원
△이큐브랩 대표이사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4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편집인이진우등록번호서울아00483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