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즉시연금 딜레마]생보사 '각자도생의 길'로 가나①AIA·신한·DB생명 지급 결정…ING생명 '해당사항 없음'
조세훈 기자공개 2018-08-13 13:01:00
[편집자주]
국내 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의 강화된 소비자 보호 기조에 휘청이고 있다. 자살보험, 암보험에 이어 즉시연금 미지급금 사태까지 굵직한 사안들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많게는 수조원을 물어내야 할 형편이다. 더벨은 즉시연금과 관련 안전지대 없는 보험사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7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즉시연금 미지급금의 일부만 환급하기로 결정한지 보름 가까이 됐지만 다른 생명보험사들은 어떻게 대응을 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환급금이 적은 일부 생보사는 전액 지급 의사를 밝혔지만 다수는 문제가 된 약관 내용을 검토한 뒤 판단하겠다는 분위기다. 개별사마다 약관 내용이 조금씩 달라 '자살보험금' 사태처럼 공동전선을 펼치기보다는 각자도생의 길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7일 더벨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즉시연금을 미지급했다고 지목된 19개 생보사(삼성생명 제외)를 전수 조사한 결과, 15개의 생보사들은 아직 즉시연금 일괄구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추가지급 금액이 최대 수백억원에 달하고 약관이 삼성생명보다 더 구체적인 생보사들도 있어 금감원의 권고를 쉽사리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소비자 보호를 내세운 금융당국의 의지가 완고해 자칫 지급 거부 결정이 반기를 든 것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해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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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지급금 규모가 25억원에 못 미치는 AIA생명, 신한생명, DB생명은 금감원의 요구를 받아들여 미지급금을 모두 준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 지급 결정이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자살보험 사태 때도 '배임' 이슈가 있었지만 결국 모든 생보사가 다 지급했으며 (배임 등의)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당초 백억원대의 미지급금이 있다고 분류된 ING생명측은 즉시연금 상품을 판매했지만 문제가 된 만기환급형 즉신연금 상품은 판매하지 않아 해당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즉시연금은 연금 지급 방식에 따라 종신형, 확정기간형, 만기환급형 등 3가지로 나뉘는데 만기환급형을 제외한 다른 즉시연금 상품을 팔았다는 게 ING생명측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즉시연금 환급액 추정치는 직접 조사한 내용이 아닌 각 회사가 제출한 자료를 보고 추산한 것"이라며 "회사가 아니라고 한다면 (그 말이)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은 생보사들은 이달 중순부터 지급 결정 여부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한화생명은 오는 10일 금감원의 일괄구제 결정을 받아들일지 여부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KDB생명도 이달 중순 열리는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즉시연금 민원 안건의 결정을 지켜본 후 대응 방향을 밝힌다는 입장이다. 다만 생보사 빅3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결정이 곧 생보사 전체 대응 방향으로 귀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복수 관계자의 관측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각 사마다 약관 내용이 조금씩 달라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상위사들이 결정하는데로 그대로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개별사마다 약관 내용이 조금씩 달라 소송까지 갈 경우 실익 계산이 상이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개별사들은 공동전선 대신 약관 내용의 법률적 검토와 금융당국의 분위기, 다른 생보사들의 움직임을 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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