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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요건' 이후 툴젠의 과제 [thebell note]

신민규 기자공개 2018-09-03 08:10: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31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툴젠이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기업 요건)을 적용해 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바이오 기업 중에서는 첫 사례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시장에선 심사승인 자체에 주목하고 있지만 상장 후 테슬라 요건 적용에 따른 무거운 책임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테슬라 요건은 당장 이익이 없더라도 일정 수준의 시가총액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은 상장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언뜻보면 기존 기술특례 상장방식과 비슷해 보이지만 기술성 평가가 의무사항이 아니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시장에선 요건을 도입하면 아무래도 거래소의 질적심사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의 증시 입성을 원활하게 해주는 대신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 주관사에 풋백옵션(환매청구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해놨기 때문이다. 주관사에 책임이 부여돼 있어 시장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도전 자체가 힘들다.

테슬라 요건의 취지를 감안하면 툴젠의 어깨는 무겁다. 상장 후 행보에 따라 거래소는 물론 주관사까지 타격을 입힐 수 있어서다. 툴젠은 코넥스 대장주로 주관사 풋백옵션이 예외적으로 면제되긴 하지만 실제 주가가 하락할 경우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구조다.

더 중요한 문제는 상장 5년후 실적이다. 테슬라 요건은 발행사의 영업적자를 눈감아주는 기한이 5년으로 제한돼 있다. 퇴출규정상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 폐지요건 적용이 5년후면 발동하게 된다.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통해 증시에 진입한 기업은 이같은 퇴출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기술특례를 통한 증시 진입이 어렵긴 하지만 일단 진입에 성공하면 부담이 덜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거래소에선 바이오 기업이 테슬라 요건을 사용해 증시에 진입하면 수년 내 퇴출규정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장 바이오 기업 대다수가 장기간 적자 상태인 상황을 감안할 때 단기에 흑자 전환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퇴출규정 적용 시점에 규제 완화를 실시할 경우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부분도 우려하고 있다.

툴젠은 지난 3년간 영업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해외특허 보유 건수를 늘리고 있지만 증시에 진입하면 가시적인 실적 개선이 급선무로 보인다. 앞서 비바이오 기업 중에서 처음으로 테슬라 요건을 적용했던 카페24는 상장 후 높은 실적을 기록한 덕에 투자자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툴젠은 테슬라 요건 적용을 내심 고대해왔다. 코스닥 도전만 세번째로 주관사까지 한국투자증권으로 교체해 이번 상장에 나섰다. 툴젠의 행보가 의미 있으려면 상장 후 실적이 여타 바이오 기업보다 빠르게 반등해야 한다. 후발주자들이 툴젠의 증시 입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느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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