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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인상만이 답은 아니다 [thebell desk]

김용관 자산관리부장공개 2018-10-18 15:41:41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2일 08: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득주도성장은 문재인 정부의 처음이자 끝이다. 가계의 소득을 늘리면 소비도 늘어나 경제 성장이 이뤄진다는게 소득주도성장론의 핵심이다. 성장보다는 분배에 방점을 둔 정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된 2015년부터 가슴에 담아온 꿈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수십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소득주도성장의 효과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당초 기대했던 목표와는 정반대 길을 가고 있다. KDI는 투자 감소와 고용 부진으로 내수 흐름과 전반적 경기가 정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율 전망치를 올해 3.0%에서 2.8%로, 내년도에는 2.9%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의지는 좋았으나 실행에 문제가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소득을 단순히 '임금'으로 한정시켜버렸다는 점이다. '최저임금 인상 =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등식을 만들어버리면서 스스로 손발을 묶어버렸다.

문제는 통계수치로 드러났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이 고용을 급격하게 줄여 버린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은 최저임금 인상 비용을 일방적으로 영세자영업자에게 전담시키는 형식이라 '양자간 생존경쟁→ 폐업과 고용감축'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프랜차이즈업체들은 불과 1년 사이에 키오스크 설치, 셀프 서비스 도입, 배달 업무 외주 등으로 근무 인원을 대폭 줄였다. 실제로 최저임금 언저리에 있던 많은 저소득층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문재인 정부가 노린 소득주도성장이 단순히 임금 인상만 노린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최저임금 논란이 다른 모든 이슈를 덮어버렸다. 장하성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실무자들은 최저임금과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면서 그밖의 것들을 소홀히 했다. 국민들은 소득주도성장이라고 하면 최저임금만 떠올린다. 국민들을 상대로 제대로 홍보하지 못한 것이다.

가계의 소득이 어찌 급여나 임금만 있을까. 주식이나 채권 투자로 돈을 벌 수도 있고, 펀드 배당으로 이익을 남길 수도 있다. 채권이나 ELS같은 금융상품 투자도 한 방법이다. 부동산으로 가계 소득을 키울 수도 있다. 임대 소득, 연금 소득도 있다.

경험상 월급 몇푼 오르는 것보다 주식이나 부동산이 오를 경우 소비 지출이 더 많아진다. 임금은 생활비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급여가 인상되면 그 돈을 소비하기 보다는 저축에 보태려는 경향이 많다.

주식이나 채권같은 자본 소득은 그렇지 않다. 몇십만원, 몇백만원짜리 고가 물건을 구매할 때도 "갖고 있는 주식 몇주만 팔면 돼"라며 통큰 소비에 나선다. 미래의 주가 상승 기대감을 바탕으로 소비 심리가 커지는 것이다. 물론 학술 연구나 통계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다. 50년 가까이 살아온 경험상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데 가계 소득의 한 축이 될 수 있는 주식 시장이 박살났다. 11일 하루만에 약 68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코스닥 지수도 하루만에 5% 넘게 급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을 연상케 한다. 공포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 시장을 떠받드는 기업들은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투자 보다는 분배에 신경쓸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무것도 안하는게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부동산은 급등했지만 현금화할 방법이 없다. 양도세가 무서워 파느니 버티고 보자는 심산이다.

소득주도성장은 쉽게 폐기할 정책이 아닌 둣하다. 그렇다면 미세 조정은 불가피해보인다. 소득을 임금으로 한정짓지 말고 그 개념을 다시 한번 정립해보는게 어떨까 싶다. 부동산이나 임대 소득은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는 정부 정책에 비춰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자본시장을 통한 소득 확대가 가장 현실적이다. 주식 및 펀드 투자를 통한 이익, 배당 소득, 금융상품 투자에 따른 이익 등 다양한 소득의 원천을 고민했으면 한다. 기업이 성장하지 않으면 자본 시장도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정부도 대기업의 목을 움켜쥘 생각만 하지 말고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릴 유인책을 내놨으면 한다.

소득에 임금만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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