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0월 22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앤디포스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T 부품사다. 주력 제품은 모바일 기기용 양면 테이프로, 삼성전자와 애플이 모두 고객사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반독점 지위를 유지하면서 제조업 최고 수준인 20% 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그러나 최근 경영 상황은 녹록치 않다. 경쟁사들의 도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를 기점으로 외형과 수익성 모두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이익률이 8%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앤디포스 주가는 실적과 무관해 보인다.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2배 가까이 뛰었다. 미국 증시 폭락 여파로 코스닥 지수가 800선 아래로 붕괴된 와중에도 앤디포스는 52주 신고가를 써내려갔다.
이 기간 달라진 점은 딱 하나다. 바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기존 창업 오너가 물러나고 신기술 투자조합인 '케이클라비스사이언스'가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동시에 라이프사이언스 1,2호 조합과 프레스톤파트너스, 바이런 등 또 다른 투자자들도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주인의 등장이 앤디포스 주가를 견인하는 모멘텀이 됐다.
도대체 새주인들이 어떤 비젼을 내놨길래 주가가 이처럼 폭등한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여준 것이 별로 없다. 투자조합과 컨소시엄을 앞세워 경영권 인수에 나선 탓에 실질적인 투자 주체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앤디포스 내부에서조차 새주인의 실체를 궁금해 할 정도다.
이후 공시 과정에서 일부 정보가 공개됐고, 시장에서는 '바이오'와의 연관성에 환호했다. 먼저 앤디포스 신규 유상증자에 바이오 기업 최고 경영진들이 참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투자조합 운용사인 케이클라비스인베스트먼트가 최근 바이오 기업에 투자했다는 점도 부각됐다. 앤디포스의 바이오 시장 진출은 곧 기정사실화됐고, 시장에서는 매수 행렬이 이어졌다. 이것이 앤디포스 주가 급등의 이유다.
흔히들 주식 시장에서 바이오주는 '꿈을 먹는 주식'이라 불린다. 당장 눈 앞의 성과는 없지만 미래 성장 가능성과 기대감만으로 시장에서 후한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그 가능성과 기대감마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하게 평가되고 수치화된다.
그런 점에서 앤디포스의 바이오는 실체가 전혀 없다. 아울러 불확실한 정보로 요동치는 주가는 앤디포스와 새주인, 주주들 모두에게 좋은 신호가 아니다. 바이오 광풍 편승, 작전 세력 놀이터, 개미 지옥 등의 주홍글씨가 찍히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바이오' 주의보를 내리고 주주 소통의 폭과 깊이를 더할 때다. 오해는 더 큰 오해를 낳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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