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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GM본사, '한국 법인분할' 노림수는 2009년 사실상 '국영기업'…'거버먼트 모터스' 오명 벗고 월가 의중 따라 '제조업 탈환'

방글아 기자공개 2018-10-25 08:19:34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4일 08: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지엠(GM)이 지난 1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2대 주주인 KDB한국산업은행(산업은행)을 배제한 채 법인분할안을 상정·가결하자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내 이해관계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한국GM은 대응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일방통행식 행보 이면에는 미국 월가 일색인 모회사 GM본사의 주주구성이 있다. GM본사 지분의 대다수를 보유한 이들은 주가 상승을 1순위에 놓고 GM본사에 수익성 개선을 압박하고 있다.

매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도 주주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며 'GM 국내외 공장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GM이 쉐보레 유럽 사업 철수를 발표한 직후인 2013년 말 취임한 바라 CEO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에 앞서 지난해에는 호주에서도 생산공장의 전면 철수를 완료했다.

투자자들은 바라 CEO의 행보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자연인 가운데선 GM본사의 최대주주이기도 한 바라 CEO는 투자자들과 같은 이해관계를 공유 중이다. "법인분할이 한국 시장 철수수순"이라는 노조의 주장에 한국GM 경영진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관철 중이지만, 실제론 주주들의 의중에 따라 최근 약속한 '10년 경영 유지' 이후엔 언제고 한국GM의 철수 가능성을 안고 있는 셈이다.

◇월가 압박에 제조업 벗는 美 GM, 해외 철수 강행 '무리수'

미국 디트로이트시에 헤드쿼터를 둔 GM그룹은 최근 몇 년 간 월가 기관투자자들의 입맛에 맞춰 몸집 줄이기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후장대 제조기업 이미지에서 탈환하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에 투자를 단행하며 주가 부양에 애쓰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안팎에서 파격 행보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6월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39세 인도계 여성을 임명해 파격 인사 평가를 받는가 하면, 앞선 5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자율주행차 개발에 225억달러 투자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미국 본사 주주를 제외한 국내외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어 철수 지역에서마다 비판을 받고 있다. GM이 쉐보레 유럽 사업 철수를 발표한 직후인 2013년 말 취임한 바라 CEO는 취임 후 현재까지 GM의 '사업 정리 전력'은 9차례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각각 2013년 말, 2015년 초 예고한대로 공장 폐쇄를 마쳤다.

국내 협력사 관계자를 포함 1만3000여명의 일자리를 앗아간 군산공장 폐쇄 조치도 GM본사 측 대리인 6명이 실질적으로 장악한 이사회에서 단독 결정됐다. 한국GM이 이후 산업은행을 통해 국내 공적자금을 수혈받으며 '10년 간 운영 유지'를 약속했지만 시한부 조치에 불과한 셈이다.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든 GM본사는 일자리를 볼모 삼아 언제고 추가 폐쇄를 압박할지 알 수 없다는 한국GM 노조의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는 이유다.

◇공적자금으로 기사회생…정부 지분 빠지자 '월가 눈치'

GM본사가 이처럼 월가의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는 건 현재 GM의 소유구조와 이 구조를 만든 앞선 뉴GM의 설립 배경과도 관련이 깊다. GM본사는 현재 주주 대부분이 기관투자자로 구성돼 있다. 1173개 기관투자자가 총 10억7844만7601주(76.4%)를 쥐고 있어, 투자자들의 요구에 휘청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바라 CEO 본인 또한 지난 4월 기준 현재 GM 주식 69만6981주를 보유한 GM의 개인 최대주주다. 모건스탠리 출신의 댄 앰먼 GM 회장은 25만9340주를 보유해 개인 2대 주주에 올라 있으며, 3위는 20만3934주를 보유한 마크 로이스 GM R&D부문 집행 부회장이다.

이 같은 주주구성이 짜인 건 2009년 현재의 GM본사를 이룬 뉴GM 설립에 배경이 있다. 2007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파산직전까지 몰렸던 GM은 당시 미국 정부의 공적자금 투여로 가까스레 기사회생했다. 그때 미국 세금으로 세운 구매조직(NGMCO)이 옛 GM(현 자동차청산회사, MLC)으로부터 대부분의 주요 자산을 사들인 뒤 현재의 GM(General Motors Company LLC)이 됐다.

이에 미국 현지에서는 GM에 '거버먼트 모터스(Government Motors)'란 불명예 별명이 붙기도 했다. 실제 2009~2010년 한때 GM의 최대주주가 미국 정부(약 60%)여서 사실상 국영기업이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까지 미국 정부는 뉴GM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했고, 이를 월가 기관투자자들이 사들이며 GM의 새 주인이 되면서 현재의 판이 짜인다.

앞선 군산공장 폐쇄 조치도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 측의 압박과 이를 그대로 수용한 바라 CEO의 취지에 따라 이뤄졌다. GM본사가 지난 2월 연 컨퍼런스 콜에서 모건스탠리 측 대리인 아담 요나스(Adam Jonas)가 한국시장 관련 질의를 던졌고, 바라 CEO는 "한국은 우리에게 과제"라며 "현재 (높은) 비용구조가 부담이다. 사업의 존속 가능성을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구조조정을 예고한 뒤 3개월만에 군산공장 폐쇄 조치가 실제 이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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