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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탄생부터 입회보증금 반환 소송까지 하나은행→㈜다옴→국제자산신탁, 담보신탁 변천사… 조만간 변론기일 나올 듯

진현우 기자공개 2018-10-29 16:28:56

[편집자주]

골프장 신탁공매시 회원권 승계 문제는 매번 논란의 중심에 서있었다. 체육시설법에는 신탁공매로 골프장 소유권을 취득한 낙찰자가 회원권자의 권리를 승계해야 한다는 조항이 분명히 명시돼 있지 않아 이를 두고 그동안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최근 베네치아CC 판결을 시작으로 거센 후폭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대법원이 회원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기존 판례를 뒤집은 게 발단이다. 골프장 업계는 대법원 판결이 향후 업계에 미칠 파장을 한껏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5일 1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네치아CC 입회보증금 반환을 둘러싼 소송은 2014년 시작됐다. 하지만 회원들의 분양대금으로 건설자금을 조달하는 골프장 특성을 감안할 때, 어쩌면 사건의 내막을 들춰보기 위해선 베네치아CC가 조성된 2007년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베네치아코리아는 회원제 골프장인 베네치아CC를 짓기 위해 하나은행으로부터 17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때 하나은행은 골프장 부지와 건물을 담보로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베네치아CC의 낮은 수익성이었다. 베네치아코리아는 매년 적자에 허덕였고, 금융비용과 세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나은행은 채무자가 대출금 상환을 이행하지 못하자 신탁계약대로 공매절차를 진행했다. 여러 차례 유찰을 거듭한 끝에, 하나은행은 수의계약 형태로 ㈜다옴을 인수자로 맞았다. 거래 금액은 단돈 14억1000만원. 당시 골프장 부지와 건물의 감정평가액은 700억원으로 책정됐다.

거래 금액만 보더라도 ㈜다옴이 헐값에 골프장을 인수한 사실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친 ㈜다옴은 토지 매입 후 골프장 부지와 건물을 국제자산신탁과 개인에게 신탁을 맡겼다. 개인 신탁채권자는 ㈜다옴의 특수관계인으로 알려졌다. 앞서 말한 신탁채권자 모두 이번 베네치아CC 소송의 피고인들이다.

회원들은 신탁공매로 베네치아CC를 인수한 ㈜다옴에 입회보증금 반환을 요청했다. 하지만 ㈜다옴은 골프장 사업권(영업권)이 아닌 골프장 소유권을 취득했다는 이유로 반환을 거부했다. ㈜다옴은 골프장 사업 허가권을 지닌 경상북도청에 베네치아CC 사업권 취소를 요청함과 동시에 대중제 전환내용을 담은 골프장 사업계획서를 새롭게 제출했다. 물론 허가를 받진 못했다.

결국 골프장은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2016년 폐장됐다. 회원들은 ㈜다옴을 상대로 입회보증금 반환을, 국제자산신탁과 개인 신탁채권자에게 담보신탁계약의 사해행위를 주장하며 취소와 원상복구를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4명의 회원들이 원고로 참여했다.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1심)은 신탁공매한 체육시설은 회원권을 보장해줄 필요가 없다는 판례를 이유로 ㈜다옴의 손을 들어줬다. 대구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의 결과도 달라진 것 없다. 하지만 2년여 끝에 나온 대법원 판결은 달랐다.

대법원은 신탁공매 형태로 골프장을 취득한 인수자도 입회보증금 반환채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최근 기조를 반영한 새로운 판례가 탄생한 것이다. 그동안 입회보증금 반환을 두고 진흙탕 싸움을 벌여왔던 다른 골프장 소송에도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회원들은 대법원이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함에 따라 대구고등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변론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법원에 사건 접수는 완료됐다.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해 ㈜다옴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회원들의 입회보증금 채권을 떠안아야 할 상황에 처했다. 회원들은 국제자산신탁에 넘어간 골프장 소유권을 ㈜다옴으로 원상복구시킨 뒤, ㈜다옴을 상대로 입회보증금을 상환받을 계획이다.

베네치아CC 소송의 원고인 회원들은 총 10명이다. 소송 초기엔 14명의 회원이 참여했지만 4명의 피고인이 ㈜다옴 측과 개별적으로 합의해 소송 도중에 빠졌다. 베네치아CC 회원은 약 700명 정도로, 입회보증금은 모두 합쳐 500억원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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