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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여신금융협회 무용론 '솔솔' "금융위 방침만 전달…회원사 이익 대변 못한다" 토로

안경주 기자공개 2018-11-07 15:53:53

이 기사는 2018년 10월 31일 1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여신금융협회를 바라보는 카드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업계 일각에선 '여신금융협회 무용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카드수수료 적격비용(원가) 산정 논의 과정에서 여신금융협회가 제 역할을 못하면서 카드업계 불만이 커지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1월 중순께 카드수수료 1조원 인하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적격비용 산정 논의에서 금융위는 원가를 낮추면 카드수수료율을 0.23bp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카드사의 신용판매 취급액(일시불+할부) 규모가 연간 430조원 가량 된다. 이를 감안하면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은 9900억원 줄어든다.

이번 수수료 인하분에는 지난 7월 발표한 결제대행업체(PG)를 이용한 온라인 판매업자와 개인사업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 적용, 소규모 신규 가맹점 수수료 환급제도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카드사의 내년 수수료 인하분은 최대 1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의 수수료 인하 방침은 단호하다. 신용카드 마케팅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가서비스를 줄이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29일 지역금융 활성화 간담회를 위해 전북 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카드사가 수익보다는 외형확대를 중점으로 두고 경쟁하고 있어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며 "인하 여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서 최대한 (카드 수수료율) 우대구간을 확대하고 수수료율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이 유독 카드수수료만을 문제로 삼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면서도 여신금융협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금융위의 일방적 수수료 인하 논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에는 우리·신한·롯데·현대·삼성 등 8개 국내 카드사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할 목적으로 설립된 여신금융협회가 금융당국의 방침만 전달할 뿐 업권에 대한 방어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안이 확정되면 사실상 카드사들은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는 위기지만 (여신금융협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도 "카드 수수료율 논의가 있을 때마다 '여신금융협회 무용론'이 나올 만큼 업계의 불만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여신금융협회의 역할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관계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약한 민간 출신 인사라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선 여신금융협회에 대한 동정론도 나온다. 카드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 정치적 문제까지 엮이면서 여신금융협회의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신금융협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기 보다는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라며 "금융위가 카드 수수료 인하안의 결론을 정한 상황에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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