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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발행, 주목받는 사무라이본드 [Market Watch]올들어 2.4조 발행…금리 메리트·투심 개선도 한몫

강우석 기자공개 2018-11-30 08:36:39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6일 16: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사무라이본드(외국기업이 일본에서 찍는 엔화표시 채권)를 연이어 발행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상승세에도 엔화채권은 여전히 제로금리 수준이기 때문이다. 남북관계와 한일관계가 진전되면서 현지 연기금, 금융회사들의 투심도 개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사무라이본드 발행 수요가 내년까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과 한국석유공사 등 일부 기업들은 주관사단을 일찌감치 꾸린 뒤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 올들어 2.4조원 어치 발행, 전년比 약 9배↑…내년 발행 채비도 이어져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연초 이후 총 2420억엔(약 2조 4100억원) 어치 사무라이본드를 찍었다. 이는 지난해(263억엔)보다 약 9.2배 늘어난 액수다.

올해 첫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한 건 수출입은행이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6월 모집액 대비 1.5배 많은 1200억엔(약 1조 2000억원) 어치를 일본 시장에서 확보했다. 금리는 1.5년물 0.16%, 3년물 0.27%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같은달 KT도 150억엔 규모 수요예측에서 3배 많은 주문을 확보하며 발행규모를 200억원(약 2000억원)으로 늘렸다. 금리는 2년물 0.31%, 3년물 0.38%였다. 수출입은행과 KT의 발행에 힘입어 현대캐피탈(220억엔), 산업은행(500억엔) 등도 조달 행렬에 동참했다.

KT는 국내 기업 최초로 한 해동안 사무라이본드를 두 차례 찍기도 했다. 6월에 이어 11월 추가 발행을 결정한 것이다. 사실상 리오픈(Re-Open·증액발행) 형태였는데도 국부펀드(SWF), 연기금 등 우량투자가들이 청약에 대거 참여했다. 덕분에 가산금리는 20bp로 6월 발행물(22bp) 대비 약 2bp 낮게 책정됐다.

시장 관계자는 "6월물의 경우 청약에 참여한 곳들 중 3분의1 정도만 배정을 받았다"며 "리오픈 발행에 유효수요가 몰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라이본드 발행 행렬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한국석유공사는 이듬해 초 조달을 목표로 사무라이본드 주관사단을 각각 꾸렸다. 특히 한국석유공사는 사무라이본드로 내년 차환 물량의 대부분을 상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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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투자은행(IB) 업계

◇ 발행사-제로금리 메리트, 日 투자자-남북·북미관계 개선 주목

국내 기업들의 사무라이본드가 급증한 건 금리 메리트 때문이다. 달러채권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엔화채권은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연초 1.97%였던 미국 3년물 국채수익률은 2.85%까지 치솟았다. 반면 일본 국채 3년물 금리는 -0.12% 안팎을 줄곧 맴돌고 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엔화 베이시스가 좋아져서 그냥 원화로 조달할 때보다 금리 매력이 높다"며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잠재 발행사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지 시장의 투자 심리가 개선된 점도 조달 행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남북관계에 이어 북미관계까지 진전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됐단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북한 이슈를 훨씬 심각히 받아들이는 편이다. 북한 미사일 이슈 발생 시 일본 채권시장은 마비와 다름없는 상황이 될 정도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일본 기관투자자들이 한국물 편입을 꺼렸던 이유의 대부분이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이라며 "하지만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투심이 빠르게 개선됐으며, 그 덕분에 사무라이본드의 오버부킹 행진도 거듭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진입 장벽은 높은 편이다. 보수적인 일본 시장의 특성 상 적격등급 없인 시장에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A 대기업 계열사는 지난 상반기부터 일본 기관들을 만나며 발행을 추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내년 초 발행을 준비 중인 대한항공이 수출입은행과 지급보증 계약을 맺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대기업 재무담당자는 "일본 신용등급 기준 'BBB+' 정도는 돼야 IB 입장에서 세일즈가 가능한 게 일본 시장의 특징"이라며 "신용도가 애매한 민간기업은 사무라이본드 투자자를 태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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