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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실트론, IPO 타이밍 놓쳤나 추락하는 반도체값·전망도 불확실…최태원 회장, 엑시트 플랜 '차질'

민경문 기자공개 2018-12-11 14:39:31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4일 10: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값이 심상치 않다. 국내 주력 상품인 D램 가격이 하락 반전한데다 내년에는 수요 둔화 전망까지 제기된다. 이 때문에 SK그룹의 최대 IPO로 지목되는 SK실트론도 상장 타이밍을 놓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0%가까운 지분을 총수익스왑(TRS) 방식으로 투자한 최태원 회장의 엑시트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SK㈜는 2017년 8월 ㈜LG가 보유하고 있던 SK실트론 주식 51%를 6200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사모펀드 등이 들고 있던 나머지 49%도 같은 달 말 최태원 회장과 SK㈜가 TRS 기법을 활용해 우회 인수했다. 최 회장은 29.4%를, SK㈜는 1600억원에 19.6%를 추가로 확보했다.

최 회장이 사실상 주요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라는 점에서 IPO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SK건설, SK바이오팜, SK매직 등 여타 그룹사 IPO에 비해 SK실트론이 한층 더 주목을 받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최 회장은 구주매출을 통해 수천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밸류에이션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실트론 경영권 인수 당시 평가한 기업가치가 2조원이었다면 지금은 최소 3조~4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수요 증가가 웨이퍼 판가 인상으로 이어졌다. SK 수뇌부는 반도체 시장 활황을 좀더 기대하며 시간을 끌었다. 아직 주관사조차 선정하지 않고 시장과 '밀당'을 계속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국내 반도체 주력 상품인 D램 값은 DDR4 8Gb의 고정거래 가격이 9월 8.19달러에서 11월 7.19달러로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이에 지난 1월 53.3%이던 반도체 수출 증감률은 11월 11.6%로 2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NAND 현물 가격도 1월 대비 28% 이상 추락했다.

그 동안 호황을 거듭해왔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들을 주력 납품처로 두고 있는 SK실트론으로서도 악재에 직면했다는 얘기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최근 '반도체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전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5.2%에서 2.6%로 낮추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SK실트론이 상장 시점을 놓친 것일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금부터 주관사를 뽑고 진행을 하더라도 내년 상반기에나 거래소 입성이 가능한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 기대하는 밸류에이션을 내년께 받을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며 "기본적으로 주식공모 여건이 안좋은 상황에서 워낙 덩치가 크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9월까지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SK실트론은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9750억원, 영업이익 2819억원, 순이익 2134억원을 기록했다. 이미 반기 실적 만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을 크게 앞질렀던 SK실트론이다.

시장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SK실트론 상장을 서둘러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행법은 총수일가 지분이 상장회사는 30%, 비상장회사는 20% 이상일 때만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앞으로 상장·비상장 모두 지분율 기준이 20%로 강화되는데다 일감 규제 대상 기업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SK㈜RK 51% 지분을 가진 SK실트론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증권사 IPO 관계자는 "반도체 시황에 대해서 너무 낙관적으로 접근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SK실트론이 여전히 좋은 회사인 건 분명하지만 과연 상장 밸류에이션이 수뇌부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K루브리컨츠 역시 수요예측 이후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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