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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PB들 '긍정적' 평가…확산가능성은 '미지수' [NH증권 KPI 폐지]"포트폴리오 영업 가능해질듯'…"KPI 대안마련 우선돼야"

이민호 기자/ 최필우 기자공개 2019-01-22 10:56:04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1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로커리지 중심 영업에서 탈피하고 포트폴리오 활용 자산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NH투자증권의 핵심역량지표(KPI) 폐지는 긍정적인 시도다. 하지만 자문수수료가 아닌 금융상품 판매 수익에 의존하는 국내 증권사 특성을 고려하면 새로운 평가체계가 자리잡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NH투자증권이 KPI를 없애고 '과정 가치' 평가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히면서 WM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른 회사의 일선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긍정적인 평가다. KPI를 없애고 직원들의 자율성을 담보하면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들에게 자산관리를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다수 증권사의 KPI를 보면 회전율을 높일 때 수수료 수익이 증가하는 항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매매가 잦은 국내 주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금융상품을 판매해도 단기간에 리밸런싱 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획일적인 KPI가 없어지면 스스로 금융상품과 시장을 분석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 업무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다만 기존 KPI 외에 공정하게 실적을 평가할 만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A 증권사 PB는 "획일적인 잣대가 있으면 중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고객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며 "다수 증권사가 브로커리지 중심 영업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데도 KPI가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B 증권사 PB는 "KPI 점수를 맞추기 위해 고액자산가에게 원치 않는 금융상품을 권하며 아쉬운 소리를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며 "친한 고객들은 사정을 이해해주기도 하지만 이런 식의 영업 행태가 자금 추가 유치 발목을 잡기도 한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KPI 폐지 시도가 증권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지는 미지수다. 경쟁사들도 현행 KPI 체계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에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수정 방향을 논의하는 수준의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안이 구체화된 곳은 NH투자증권 외에 없다.

국내 증권사들이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KPI를 없애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주식 위탁매매 또는 금융상품 판매량을 늘리지 못하면 자산관리 비즈니스에서 마땅한 수익원이 없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단기 실적 부진이 증권사 대표와 임원의 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과감한 개혁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C 증권사 관계자는 "다른 부문에서 수익을 낼 여력이 있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평가 방식에 변화를 주려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NH투자증권 외에 논의가 진전된 곳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경쟁사 직원들은 KPI의 대안을 마련하려면 공정한 평가 체계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업 방식과 금융상품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직원들 평가하는 기준을 계량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직원 개개인의 능력을 표준화하는 작업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성과급 지급 기준도 논의돼야 할 대목이다. 현재 KPI 달성 정도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증권사가 대부분이다. NH투자증권만 놓고 보면 기존에는 수익이 많은 직원이 높은 성과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변경된 평가 방식 하에서는 정성적인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록 많은 성과급을 받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때 모호한 기준이 적용될 경우 임직원 불만을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D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요구받는 판매량이나 판매해야할 상품이 많다는 데 불만을 가지는 임직원들이 많았지만 정량적 평가인 만큼 공정성 시비는 없었다"며 "정성적인 평가가 포함될 경우 좀 더 구체화된 기준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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