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적립금 '급증'…KB, 9000억 쓸어담았다 [퇴직연금시장 분석/제도별 분석]보험업권 수익률 '선방'…펀드 판매 집중 증권업계, 성과 저조
구민정 기자공개 2019-01-31 10:23:29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8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퇴직연금 시장에서 확정기여형(DC) 제도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7조원이 넘는 적립금을 끌어모으며 시장 내 비중을 1%포인트 높였다. 같은 기간 확정급여형(DB) 제도 비중은 2%포인트 감소했다. 은행권의 적립금 증가 추세는 더 뚜렷해졌다. KB국민은행이 전체 사업자 중 DC 적립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년간 9905억원에 가까운 실적을 쌓았다. 신한·IBK기업·우리·농협은행이 그 뒤를 따랐다.지난해 DC 적립금 운용 수익률은 0.35%로 1.42% 수익률을 기록한 DB(확정급여형)보다 저조했고, -0.08% 수익률을 나타낸 IRP(개인형퇴직연금)에 비해선 선방했다. DC 운용 수익률 상위권은 은행권이 싹쓸이했다. 신영·삼성증권·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들은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 DC 비중 1%포인트 확대…은행업권 실적 65%
28일 더벨이 은행·보험·증권 등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근로복지공단 제외)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DC 적립금은 총 47조53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말(40조5872억원)과 비교해 6조 9432억원(17.1%)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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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 차지하는 DC 비중은 24.2%에서 25.3%로 1.1%포인트 확대됐다. 같은기간 DB 비중은 66.2%에서 64.5%로 내려앉았고 IRP 비중은 9.6%에서 10.2%로 상승했다. 퇴직연금 중심축이 서서히 기업이 운용하는 DB에서 근로자 개인이 운용하는 DC와 IRP로 이동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업권별로 DC 실적을 살펴보면 은행업권이 4조5696억원 끌어모이며 전체 시장 실적의 65%를 빨아들였다. 증권업권은 1조222억원, 보험업권은 1조3514억원을 모았다.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중 가장 많은 DC 실적을 쌓은 곳은 국민은행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DC 적립금 6조8689억원, 점유율 14.5%를 차지했다. 지난 1년간 올린 DC 적립금은 9905억원이다. 수년 전부터 DB보다 DC 마케팅에 몰두한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 뒤를 이어 신한·기업·우리은행 등 은행업권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이들 은행들은 전년대비 4조5696억원의 DC 적립금을 더 모으며 두드러지는 성적을 거뒀다. 은행업권이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DC 시장에서 삼성생명과 미래에셋대우도 고군분투 중이다. 삼성생명과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DC 적립금으로 각각 6534억원, 414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 DC 운용 수익률 0.35%…증권업권 '부진'
지난 1년간 DC 운용 수익률은 평균 0.35%에 그쳤다. 1년전 3.02%에 비하면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작년 국내증시가 악화되면서 실적배당형상품 가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DC형과 IRP의 수익률이 저조했다. 반면 기업이 운용하기 때문에 원리금보장상품 중심의 보수적 운용기법을 활용하는 DB가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DC 운용을 비교적 잘한 사업자 순위 상위권에는 모두 보험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평균수익률 1.26%를 나타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지난 1년간 2.23%를 기록한 IBK연금이다. IBK연금 DC 적립금 규모는 1748억원으로 비교적 적은 규모에 속해 유의미한 수익률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IBK연금 뒤를 이어 DB생명(2.07%), 푸본현대생명(1.71%), 흥국생명(1.64%)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증권사들의 수익률은 부진했다. 증권사 12곳 중 현대차증권을 제외한 모든 곳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평균수익률 -1.72%다. 전년도 6.1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신영증권은 2018년 -4.79%로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원리금보장상품에서 1.57%의 수익률을 냈지만, 비원리금보장상품에서 수익률 -5.26%를 기록하며 수익률 하락을 이끌었다. 신영증권의 DC 적립금 규모는 605억원으로 전년대비 6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삼성증권(-3.06%), 미래에셋대우(-2.83%)도 그 뒤를 이어 마이너스대의 낮은 수익률을 냈다. 이들은 원리금보장상품보다 펀드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지난해 증시악화에 따른 펀드시장 수익률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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