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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상주' 기업공개 주관사 , 결국 헛물만 [현대오일뱅크 프리IPO]거래소 예심 재도전 뒤로 은밀히 지분매각 진행…실무진 상실감

김시목 기자공개 2019-01-29 10:02:59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8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력한 기업공개(IPO) 의지 뒤로 은밀하게 지분매각을 진행해온 현대오일뱅크의 투트랙 전략에 결국 상장 주관사단은 '헛물'만 켠 모습이다. 당장 대표·공동 주관사로 참여한 여섯 곳의 파트너 IB들은 장기간의 시간, 비용을 허공에 날리게 됐다.

특히 이해하기 힘든 발행사 요구에 1년 가량 현대오일뱅크에 상주해온 IB 실무진들의 상실감은 더욱 큰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상 상장 계획 철회에 가깝다는 점에서 무일푼으로 소속 회사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8일 사우디 아람코사와 1조8000억원 규모 프리IPO(Pre-IPO)에 관한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최대 19.9%까지 인수할 수 있게 됐다. 아람코사는 현대오일뱅크 시가총액을 10조원으로 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 프리IPO 전후 상황을 고려하면 상장과 지분매각 투트랙 전략을 펼쳐왔던 것으로 보인다. IPO 실무진들은 대부분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업무를 진행해왔다. 1분기 거래소 예비심사 재청구 계획도 이 같은 상황의 연장선이었다.

당장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연기로 1년여 가량 발행사에 상주했던 IB 인력은 대부분 철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공동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BOA메릴린치 등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IPO 킥오프 당시 대표주관사엔 4명, 공동주관사엔 2~3명의 인력 상주를 요청했다. 이를 토대로 상장 초반 20명 안팎의 인력이 상주하면서 작업을 준비했다. 이후 감리 여파로 늘어진 뒤 공모를 앞둔 최근까지 유동적으로 운영해왔다.

시장 관계자는 "상주 인력은 소속 회사가 아닌 IPO 예정 기업에 머물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이와 관련된 실무 업무에 투입된다"며 "현대오일뱅크도 딜이 늘어진 뒤에는 유연하게 상주인력을 꾸렸지만 결과적으론 1년 넘게 이들을 붙잡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의 투트랙에 증권사 상주 인력은 물론 실질적으로 업무에 투입된 실무진들은 적잖은 유무형의 손실을 입게 됐다. 시간, 비용은 물론 딜이 엎어졌기 때문에 무일푼으로 친정에 복귀해야 한다. 일부는 1년 간 결과적으로 아무런 성과도 못낸 셈이 된다.

특히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상장 도전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추진에 나섰다가 낮은 밸류에이션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계획을 엎었다. 이번엔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결국 철회를 택했다. 상장 카드를 만질 때마다 번번히 증권사 인력을 무료로 활용한 셈이다.

IB 관계자는 "호텔롯데, SK루브리컨츠 등의 사례의 연장선이라고 보인다"며 "돈도 돈이지만 해당 인력들이 1년간 쏟아 부은 것에 대한 레코드가 전무하단 점이 큰 상실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행사 우위의 구조, 성과보수제 등의 치명적 한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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