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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암코, NPL 독식 어려워지나 금융위 '역할 재정립' 추진…구조조정 기능강화 포석

원충희 기자공개 2019-03-11 07:29:0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8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역할 재정립'을 모색하고 있다. 부실채권(NPL) 투자보다 기업구조조정(CR)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은행권 NPL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유암코가 오히려 시장 활성화의 저해요인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7일 '2019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부실채권시장 정비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기악화에 대응해 NPL시장 수요기반 확충 및 기업회생채권을 활용한 구조조정 활성화 여건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그 일환으로 유암코의 역할 재정립에 대한 검토가 있을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NPL시장이 커졌고 민간수요가 충분한 만큼 유암코는 부실채권 투자보다 CRC(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유암코는 은행의 부실자산을 자체 처리하기 위해 지난 2009년 6개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이 1조5000억원 자본을 들여 설립한 민간 배드뱅크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NPL 투자를 조성할 시장이 필요했고 은행들로서는 부실자산 매각을 통해 빠르게 정리할 수 있었다.

확실히 유암코 출범 이후 NPL 입찰경쟁 시장은 활성화 됐다. 2008년 매각을 통한 은행권의 NPL 정리규모는 2조원에 못 미쳤지만 2010년에는 6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현재도 5조원에 육박하는 시장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유암코가 NPL 입찰시장에서 40% 넘는 점유율을 수년째 이어가자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작년에도 한 해 NPL 매각물량 4조7900억원 가운데 유암코가 2조570억원(43%)를 독식했다. 상황이 이러자 민간투자자들은 유암코와의 가격경쟁이 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일부 민간투자자는 시장에서 철수했다.

유암코가 NPL 투자에서 기업구조조정으로 저변을 넓혀줄 것이란 정부와 은행들의 기대 역시 충족시키지 못했다. 금융위는 지난 2015년 9월 구조조정 전문회사 신설을 추진하다 취소하고 유암코를 확대 개편하는 안으로 방향을 틀은 바 있다.

유암코 입장에서도 NPL시장 경쟁심화가 수익성 저하로 이어지면서 기업구조조정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가 NPL시장 성숙도를 고려해 유암코의 역할 재정립 등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혀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는 현재 방향만 잡은 상태로 유암코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계획이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당국의 시그널이 역할 재정립이라면 유암코가 예전처럼 NPL 물량을 40%나 독식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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