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테크건설 종속사들의 복잡한 의결권위임계약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 점검]군장에너지·쿼츠테크, 지분율 아닌 계약서 따라 연결회계 편입
김경태 기자공개 2019-03-20 14:32:00
[편집자주]
국제회계기준은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는 원칙 중심의 회계다. 경영자의 재량권을 폭넓게 허용하면서도 회사의 경제적 실질을 충실하게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지분율과 함께 고려되는 '사실상 지배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은 기업들마다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 논란의 핫이슈가 된 이래 기업들의 지배력 판단이 이전보다 엄격해졌다. 연결종속회사와 관계회사에 대한 기업들의 판단과 그 변화를 더벨이 확인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9일 11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테크건설은 국내외 종속사를 통해 건설과 에너지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 진출해 있다. 해외법인은 모두 건설업을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지분율 50% 룰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에는 건설업을 영위하는 종속사가 없고, 지분율이 절반에 못 미치는 곳도 있다. 의결권 확보에 따른 '실질 지배력'으로 인해 관계기업과 종속기업을 오가며 변화를 일으킨 법인들이 있다.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테크건설의 종속사는 총 8곳이다. 이 중 해외법인은 5곳으로 모두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다. 중국에 2개사가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 각각 1개씩 있다.
해외법인들은 2006년부터 2013년 사이에 순차적으로 만들어지면서 하나둘씩 종속기업에 추가됐다. 지분율도 모두 50%를 초과한다. 중국의 상하이법인(eTEC E&C Shanghai Co., Ltd.)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상하이법인은 난징법인(eTEC E&C(Nanjing) Co., Ltd.)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이테크건설의 연결 회계에 잡힌다.
사우디아라비아법인(eTEC ARABIA Limited.)과 말레이시아법인(eTEC Malaysia Sdn. Bhd.)의 지분은 각각 80%, 100% 소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법인(PT. eTEC Indonesia)은 66.36%로 해외법인 중 지분율이 가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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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법인의 경우 지분율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테크건설의 종속사 중 덩치가 가장 크면서, 에너지사업의 핵심인 군장에너지가 주인공이다. 군장에너지는 발전사업을 위해 2001년 11월 탄생했다.
군장에너지의 설립 초기 이테크건설은 50%를 웃도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상증자를 하면서 2008년 이테크건설의 지분율은 47.67%를 나타냈다. 지분율 변동에도 종속기업으로 지속 분류했다. 당시는 기업회계기준(K-GAAP)을 따랐기 때문이다. K-GAAP에서는 지분율이 30%가 넘고 최대주주일 때 종속사로 분류할 수 있었다.
2011년부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하면서 군장에너지는 관계기업으로 변했다. K-IFRS에서는 지분율 50% 이하인 자회사도 종속기업이 될 수 있지만, '실질 지배력'이나 '사실상의 지배력'을 가져야 했고 연결 종속사에서 제외됐다.
이테크건설은 2011년 감사보고서에 "종전 외감법 시행령 제1조의3 제1항 2호에 의거해 의결권있는 주식을 30%초과 소유하면서 최다출자자로 연결대상기업에 포함되었으나,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서는 지배력이 없다고 판단해 연결대상기업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그러다 2013년 군장에너지는 갑작스럽게 이테크건설의 연결 종속사로 재진입한다. 당시 이테크건설의 군장에너지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군장에너지의 다른 주주와 의결권 위임 약정을 체결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이테크건설은 2013년 감사보고서에 "실질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실질의결권이 50%를 초과해 당기부터 종속기업에 포함했다"며 "약정의 체결로 인하여 종속기업에 대한 의결권지분율은 59.83%가 됐다"고 밝혔다.
군산에서 바이오매스사업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에스엠지(SMG)에너지도 연결 회계에 편입했다. SMG에너지는 2014년 12월 탄생했고, 군장에너지가 지분율이 79.61%로 최대주주다. 이테크건설은 나머지 20.39%를 보유해 2대주주다. '이테크건설→군장에너지→SMG에너지'의 지배구조를 형성했다.
석영도가니 제조·판매를 위해 만들어진 쿼츠테크가 이테크건설의 연결 종속사가 되는 과정에서도 군장에너지가 영향을 미쳤다. 이테크건설은 2013년 쿼츠테크의 지분 24.27%를 보유해 2대주주였다. 종속사인 군장에너지의 지분 36.76%를 합해 50%를 넘었지만 연결 종속사로 만들지 못했다.
당시 군장에너지와 삼광글라스가 의결권 약정을 맺었기 때문이다. 군장에너지는 보유한 지분 전량에 대한 주주로서의 권리를 삼광글라스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쿼츠테크에 대한 의결권 지분율은 이테크건설이 소유한 24.27%를 나타냈고, 종속사가 아니었다.
그러다 2017년 7월초 군장에너지와 삼광글라스 간의 의결권위임계약이 종료됐다. 쿼츠테크가 군장에너지의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변경됐고 이에 따라 이테크건설의 종속사로도 편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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