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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만 띄우면 OK" 무늬만 바이오 속출 [바이오 테마주 분석]①IT업체가 신약개발로 투자자 유혹…기존 상장사들의 오버밸류 한몫

민경문 기자공개 2019-03-27 08:08:10

[편집자주]

바이오가 또 다시 '테마주'로 주목받고 있다. 밸류에이션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비(非) 바이오 업체'들이 너도나도 바이오 관련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바이오 사업에 투자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투자도 있지만 단순히 주가를 띄우기 위한 의사결정도 부지기수다. 자칫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진정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6일 14: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전성시대다. 상장 1년도 안된 '매출 제로'의 바이오 업체들이 1조 몸값을 넘기기 예사다. 자금 유입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PER 배수가 형성되면서 국내 자본시장을 찾는 해외 바이오업체들도 부지기수다. 여기에는 IPO 패스트트랙 등으로 바이오 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정부 정책도 한몫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바이오 문턱에 가보지 못한 업체들이 바이오를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다만 진정성을 가지고 바이오 사업에 뛰어드는 곳은 일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바이오 테마에 편승해 단기적으로 주가를 올리기 위한 의사결정이 상당수다. 물론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본업에서 한계느끼자 바이오로 급선회...면역항암제 등 인기테마로 포장

최근 1~2년 전부터 '비(非) 바이오' 상장사들의 바이오 진출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강관 제조, 폐기물처리, LED조명 등이 주력이었던 회사들이 돌연 신약 개발을 선언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는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이들 상당수의 기존 사업이 부진했다는 점에서 바이오 비즈니스를 급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돌파구 마련을 위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바이오를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경영진이 적지 않다"며 "매출은 전혀 없지만 바이오라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오랜기간 진정성을 가지고 치료제 개발에 노력하는 업체도 있지만 대다수는 '빛 좋은 개살구'인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진출 형태는 다양하다. 직접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일부 지분을 투자하는 형식이 일반적이다. 투자 대상은 정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미국 바이오업체인 경우가 많다. 일부는 아무런 돈을 들이지 않고 사업 목적만을 추가하기도 한다. 이들의 보도자료는 면역항암제, CAR-T 등 소위 뜨고 있는 테마로 포장되기 일쑤다.

◇"단순히 주가 띄우기 목적" 경계해야...지속가능 경영에 물음표

내실은 빈약할 수밖에 없다. 연구진이 있다고 해도 실제 회사 소속이나 이사진이 아닌 단순 자문단에 불과하거나 논문 한편 제출하지 않은 사례가 허다하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증권사, 투자회사, 회계법인 출신이라면 진정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증자, 메자닌 발행 등 펀딩을 앞두고 갑자기 바이오 사업 진출을 타진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바이오로 사업을 확장하는 업체들이 증가하는 건 기존 바이오 업체들의 천정부지 몸값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 에이비엘바이오의 시가총액은 1조 5000억원에 육박하며 작년 말 상장할 때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영업이익 500억원의 녹십자의 시총이 1조 7000억원 수준이다. 조단위 시가총액을 보이는 바이오 기업들 대부분은 수백억원 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바이오 기업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가 바이오헬스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대내외적으로 밝힌 점도 이 같은 흐름을 더욱 부추기는 분위기다. 최근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점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바이오 기업의 코스닥 진입 문턱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복수전공' 업체들이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전자부품 자동화 설비업체 인터불스는 1년 전 건강보조의약품·바이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최근 비즈니스를 접었다. 파티게임즈의 경우 바이오 기업을 인수했지만 정작 본업(게임업)에 소홀해지면서 자본 잠식에 빠진 상태다.

시장 관계자는 "본업이 바이오인지 부업이 바이오인지를 일반 투자자들은 구분해내기 쉽지 않다"며 "바이오라는 이유만으로 무턱대고 투자했다가는 '폭탄 돌리기'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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