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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터리 '베팅'…사업구조 리노베이션 [전환기 맞은 정유업]②2010년부터 신사업 강화…비정유 영업익 기여도 70%, 재무개선 효과

최은진 기자공개 2019-03-29 08:56:23

[편집자주]

종합석유화학회사로 탈바꿈을 시도한 지 수년이 지났으나 정유업체의 고민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저유가 때문만이 아니다. 2010년대 들어 '환경' 중심으로 바뀐 세계경제 패러다임에의 적응, 비정유사업 투자 재원 확보, 에너지 산업의 혁명적 시프트(Shift) 시대 준비 등 불확실한 미래 과제가 한두개가 아니다. 작년말 유가 하락으로 실적 쇼크를 경험할 정도로 외생변수 변화에는 여전히 취약하다. 산업 전환기 기로에 선 정유업체들의 현황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8일 07: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신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은 지난 2010년부터다. SK에너지를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분할한 것이 시발점이다. SK이노베이션을 신사업 연구개발(R&D) 및 자원개발(E&P)을 담당하는 사업형 지주사로 전환하고, SK에너지·SK종합화학·SK루브리컨츠를 자회사로 거느리는 구조를 구축했다. SK이노베이션이라는 사명에도 기술 혁신과 신성장 동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SK이노베이션이 영위하고 있는 비정유 부문은 석유화학·윤활유·E&P·배터리·소재사업이다. 이 중 수년간 신성장 사업으로 드라이브 걸고 있는 분야는 배터리와 소재사업이다. 지난해부터 수익이 나기 시작한 소재사업은 최근 분사를 결정, 다른 자회사들과 마찬가지로 독자경영으로 자체역량을 키우기로 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배터리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회사로 아예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과감한 베팅을 이어가고 있다.

◇수익성 지표 확대·현금흐름 안정…'사업 다각화 효과'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전체 매출에서 비정유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거의 변동없이 동일한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유부문이 기여도 70%를 차지하며 압도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영업이익으로 따지면 비정유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유가변동에 따라 들쑥날쑥하는 정유부문의 영업이익 변동성을 비정유부문이 메워주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신사업 투자에 열을 올리면서 지난 10년간 자금소요가 다소 증가했다. 유무형 자산증가 등을 나타내는 자본적 지출은 지난 2010년 8000억원에서 2013년 2조 9000억원까지 늘었다. 최근에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1조원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투자 증가는 수익성 개선과 맞물려 상쇄효과를 낳았다.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인 에비타(EVITDA)는 지난 2010년 2조 9000억원에서 지난 2016년, 2017년 4조 13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지난해 정유부문에서의 대규모 재고자산손실로 인해 3조원대 초반까지 내려앉았으나 과거 유가 급락기 때 보여줬던 변동성을 상당히 완화해주는 모양새다. 지난 2014년의 경우엔 유가 급락에 따라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에비타는 5500억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는 지난 10년간 1조 9900억원에서 2016년 3조 4000억원까지 확대되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 역시 지난해 말 유가 급락에 따라 다소 축소됐지만 여전히 약 3조원에 달하는 규모를 나타냈다. 수익성 증가에 따라 재무완충 역량이 축적되면서 차입금 상환 등이 이어졌고 재무구조도 대폭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같은기간 200%대에서 80%대로 급감했다. 차입금 의존도도 40%대에서 20%대로 절반가량 줄었다. 에비타 대비 순차입금은 3.6배에서 1.1배로 축소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지난 몇년간 수익 창출력이 늘어나면서 차입금이 감소하고 재무구조가 개선됐다"며 "자본적 지출 등 투자 증가와 배당 확대에 따른 자금소요도 만만찮지만 재무완충력이 우수해 양호한 현금흐름 등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1

◇대규모 투자로 배터리 사업 적자 여전, 실적 가시화 자신감

비정유부문을 키우며 사업 다각화를 꾀한 SK이노베이션에게 남은 과제는 자동차 배터리 사업 키우기다. 그동안 다른 사업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배터리 키우기에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화학, 삼성SDI 등을 잇는 후발주자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기술력이나 마케팅 등에 상당부분 앞서고 있는 선두주자들을 따라잡기 위해 불가피 한 선택이었다.

지난 10년간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에 수조원을 투자했다. 지난 2009년 5월 대전시 유성구 소재 글로벌테크놀로지 내에 자동화 배터리 공장 1호 라인을 구축한 데 이어 이듬해 서산에 추가 라인을 건설하면서 약 6000억원의 자금을 썼다. 2013년에는 중국 현지 기업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JV) 설립했고 2017년에는 3조 투자 계획을 밝혔다. 올해 역시 미국, 헝가리 등에 추가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는 등 캐파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감한 투자는 서서히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배터리 사업에서 벌어들인 연간 매출은 전년대비 139% 증가한 3482억원, 수주잔량은 320기가와트(GWh)에 달한다. 적극적 투자로 인한 적자는 여전한 상황이지만, SK이노베이션은 원가절감 등을 통해 수익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자신감에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의 개별 실적을 앞으로 따로 공시하기로 했다. 배터리 사업에 대해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SK이노베이션을 정유사에서 전기차 배터리 회사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정유사의 경우 시장에서 타 사업군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받는데 반해 전기차 배터리 기업은 고성장 가능성 덕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는다. 대표적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군으로 평가받는 LG화학과 삼성SDI의 경우 각각 PER이 14배, 21배다. SK이노베이션의 8배와 비교해 두배 가량 높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신사업으로 배터리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투자에 과감히 나서고 있다"며 "후발주자라는 불리함을 지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서서히 실적이 가시화 되고 있어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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