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패 안은 KCGI, 한진칼 '반전카드' 있나 ㈜한진 주총서 우호지분 '부족' 확인…'소액주주' 참석률 관건
고설봉 기자공개 2019-03-28 11:10:2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7일 1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 주주총회가 KCGI의 완패로 끝났다. 당초 우호지분을 의미 있는 수준까지 확보하며 한진그룹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전망은 빗나갔다. 보유 지분을 합해 20%에도 못 미치는 세력을 형성한 만큼 향후 KCGI의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특히 오는 29일 열릴 한진칼 주총 결과에 따라 KCGI가 동력을 사실상 상실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KCGI는 한진칼 주총에 주주제안 안건 상정이 부결되면서 국민연금, 기관투자자, 소액주주 등에게 '한진칼의 안건에 반대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진칼 주총에서 KCGI의 의견에 동조해 한진칼 이사회가 상정한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는 주주의 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KCGI가 유리하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KCGI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
일단 27일 열린 ㈜한진 주종에서 KCGI는 우호지분 규합에 실패했다. 당초 KCGI는 주주제안으로 ㈜한진 이사회에 감사 1인 선임을 제안했다. 하지만 ㈜한진의 자산총액이 증가함에 따라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하면서 KCGI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존 예상했던 표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KCGI는 이날 대리인 3명을 주총에 보내 ㈜한진 이사회를 압박했다. KCGI 측 대리인으로 참석한 구현주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6개의 의결 안건에 대해 모두 표결하자고 했다. 이에 따라 각 안건마다 한진그룹과 KCGI의 대결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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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당초 시장의 예상과 많이 벗어났다. 시장에서는 KCGI에 동조하는 주주가 20% 이상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진 주주구성 및 KCGI의 보유 지분율 등을 고려한 전망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 최대주주는 지분 22.19%를 보유한 한진칼이다. 더불어 한진칼을 포함한 특수관계자 보유지분은 34.56%이다. 이외 지분은 KCGI 10.17%, 국민연금 7.41%, 쿼드자산운용 1.87%, 조선내화 및 이인옥 회장 1.53% 등으로 분산돼 있다. 또 소액주주들이 약 48.5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날 각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KCGI가 확보한 우호지분은 2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결권 주식 중 73.66%가 참여한 제1호 안건 처리에서 KCGI에 동조해 반대표를 행사한 주주들은 12.13%였다. KCGI가 지분 10.17%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일반주주들 중 1.96%만이 KCGI와 뜻을 같이했다.
나머지 의안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계속됐다. 이날 KCGI가 각 의안마다 투표를 주장해 얻은 비율은 2호 의안 11.55%, 3-1호 의안 11.43%, 3-2호 의안 11.65%, 5호의안 11.15%, 6호 의안 11.12% 등이었다. 4호의안의 경우 감사 선임시 3% 초과주식에 대한 의결권 제한에 따라 결과가 조금 바뀌었다. 총 518만6270주인 62.53%가 투표에 참여했고, 16.23%(한강현 감사위원), 16.23%(김문수 감사위원), 16.61%(한종철 감사위원) 등의 결과가 나왔다.
4호 의안에 대한 투표 및 득표율을 제외하고, KCGI가 각 안건 표결에 있어 확보한 우호지분은 최대 1.48%로 해석된다. 사실상 KCGI의 투자자로 이번 주총에서도 보조를 맞춰온 조선내화 및 이인옥 회장의 지분 1.53%를 제외하고는 KCGI에 동조한 주주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날 의결권 있는 주식 1180만3446주 중 73.6%인 868만7336주만이 표결에 참여했다. 그 만큼 전체 주주들의 의사가 다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없다. ㈜한진의 경우 한진칼에 비해 주주 및 시장의 관심이 덜했던 만큼 적극적인 주주참여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한진의 우호지분이 더 많이 응집됐다는 평가다.
반면 한진칼 주총의 경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및 일가 이슈, KCGI의 적극적인 주주제안 등으로 주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KCGI는 한진칼에 대한 주주제안을 통해 감사 1인, 사외이사 2인, 감사위원회 위원 2인 선임(감사위원회 설치 시), 사내이사 1인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감사 보수한도 승인 등 6개 안건 상정을 요구했다. 특히 KCGI는 석 사장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법원이 최종적으로 '주주제안 자격이 없다'고 판단해 안건 상정은 실패했지만 KCGI는 이 과정에서 한진칼 주주들과 접점도 넓혔다.
대형 증권사 연구위원은 "금일 진행된 ㈜한진 주총 결과는 오는 29일 열릴 한진칼 주총과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며 "한진칼의 경우 KCGI가 더 적극적으로 주주제안을 펼치며 이슈를 만든 만큼 주주들의 안건에 대한 이해 및 참석률 등도 많이 다를 것인 만큼 주총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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