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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로스차일드와 협업 지속…외국계 IB 뛰어넘을까 [토종 M&A 자문사 점검]③삼성증권, 최다 자문인력으로 반전 도모

최익환 기자공개 2019-04-01 07:20:00

[편집자주]

인수·합병(M&A) 자문 시장에서 국내 토종 IB들은 여전히 변방이다. 외국계 IB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은 곳들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대여섯 곳이 전부다. 이들 국내 자문사들은 외국계 IB가 점령하고 있는 M&A 시장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벨은 증권사 IB 하우스별 현황과 전략을 총 다섯편에 걸쳐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9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은 국내 인수합병(M&A) 자문분야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리는 몇 안되는 국내 증권사 중 하나다. 그러나 국내 수위권 증권사로서 M&A 자문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다. 지난해 멘데이트를 부여받고도 계약까지 이끌어내지 못해 리그테이블에선 중위권에 그쳤다.

올해 삼성증권은 반전을 노리고 있다. 로스차일드(Rothschild)와의 협업을 지속하는 동시에 M&A 자문을 필두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 M&A 분야로의 확장을 위해 회계법인과 제휴관계도 구축했다. 삼성증권이 외국계 IB가 주도하는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형 증권사 위상 불구 연이은 거래 무산에 '침울'

지난해는 삼성증권에게 여러모로 아쉬운 한 해였다. 주관사 지위(멘데이트)를 받고도 마무리하지 못한 거래가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다수의 거래에서 자문을 수행했으나 주식양수도계약(SPA)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외식 프랜차이즈 매드포갈릭과 교육업체 타임교육, 뷰티 플랫폼 파우더룸 등의 매각 주관 지위를 얻었지만 모두 딜을 완성시키지 못했다.

다만 삼성증권은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자문 △JKL파트너스의 원방테크 매각자문 등을 완료하며 시장에 건재함을 과시, 대형 증권사로서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다. 다른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더벨 리그테이블 20위권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삼성증권은 완료기준 12위·발표기준 14위에 올랐다.

주요 M&A 거래에 외국계 IB들의 득세가 여전한 상황에서 회계법인까지 자문에 나서며 국내 증권사들의 설 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IB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와 IPO(기업공개) 등의 역량에 집중하며 M&A 자문 역량 역시 축소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이상현 기업금융2본부장은 이러한 상황이 오히려 기회라고 말한다. 외국계 IB가 대형 거래로 실적을 쌓고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국내 IB의 차별화되고 심층적인 서비스가 돋보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이상현 본부장은 "해외 IB의 경우 국내 기업을 담당하며 지속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삼성증권을 포함해 국내 IB는 기업고객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맞춤 서비스를 보다 깊숙이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 국내 증권사 최대 규모 M&A팀…인수금융도 강점

삼성증권의 M&A 자문은 기업금융2본부가 주도하고 있다. 본부 내 커버리지(Coverage) 팀은 기업영업과 고객관리를 담당하며 거래 발굴의 역할도 맡고 있다. 커버리지팀에 의해 고객의 자문 요청이 들어오면 M&A팀이 나서 거래 전 과정에 대한 자문을 제공한다. 기업금융과 M&A자문 역량을 한 부서에 통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석이다.

현재 M&A팀에는 16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팀을 이끄는 김도영 이사는 지난 2007년 삼성증권에 입사했다. 김 이사는 대학에서 항공우주를 전공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그간 삼성증권이 수행했던 통신과 에너지 관련 M&A 거래자문에서 김 이사의 이력이 십분 발휘됐다는 평가다.

기업금융2본부는 커버리지1·2팀과 M&A 자문팀을 합해 총 40명의 인력을 갖추고 있다. 조직을 이끄는 이 본부장은 과거 어드바이저리(Advisory) 사업부 M&A팀장을 거치며 기업금융에 잔뼈가 굵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본부장은 기업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에 있어 ‘종합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더는 한 가지 서비스만 제공해서는 기업고객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기업금융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필요시 IB 내 타 본부의 인수금융·구조화금융 역량과 결합한 종합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금융2본부의 주된 협업 상대는 △투자금융 △인수금융 △구조화금융 등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금융3본부다. 지난해 프랑스 덩케르크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 인수로 관심을 모은 기업금융3본부는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 리파이낸싱과 BHC의 MBO(경영자인수) 등 거래에도 금융을 조력한 바 있다.

기업금융3본부를 이끄는 정영균 본부장(상무)는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를 거친 대표적인 인수금융 전문가다. 정 본부장은 지난 2015년 인수금융 확대를 노리던 삼성증권의 투자금융TF 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기업금융3본부에 신한은행에서 투자금융을 담당해온 박성호 이사까지 합류하면서 현재의 외형을 갖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인력을 M&A 자문과 금융 제공에 쏟고 있는 곳"이라며 "그간 근무하던 인력이 잔류한 경우가 비교적 많은 데다가 최근 몇년 새 합류한 인물들의 무게도 상당한 편"이라고 평했다.

◇ 로스차일드와 협업 지속…중소기업 분야도 확대

지난 2008년 제휴관계를 구축한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는 그간 국내외 크로스보더 거래를 공동으로 자문해왔다. 매년 한 두 건씩 이뤄지는 양사의 협업은 그간 마힌드라의 쌍용자동차 인수와 NHN의 라이브도어 인수 등 여러 거래의 자문 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더블스타를 대리해 금호타이어 인수자문 수행 실적을 남겼다. 삼성증권은 올해도 로스차일드와 협업을 통해 해외 M&A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매주 이뤄지는 로스차일드 본사와의 화상회의에서는 시장상황 공유는 물론 전세계에 등장한 기업매물에 대한 토론도 이뤄진다"며 "그동안 로스차일드가 동아시아 지역에 지점을 내는 등 진출이 활발했지만 국내에선 삼성증권과 함께 강력한 협업을 지속해왔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든든한 우군을 확보한 삼성증권은 국내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미드캡(Mid-Cap) 시장 자문역량 확충을 위해 다양한 곳과 협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삼성증권은 높은 상속세율로 승계 이슈가 불거질 전망인 중소기업에 대한 M&A 자문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삼성증권이 추진중인 자산관리(WM)와 IB의 연계서비스에도 M&A 자문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삼성증권은 경쟁자인 삼일PwC·삼정KPMG 등 회계법인과 협력관계를 통해 거래 발굴과 진행, 그리고 후속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이같은 협력관계가 지속될 경우 크로스보더와 대형 거래에 집중됐던 삼성증권의 역할 역시 국내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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