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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쉬완스 인수로 역대급 크로스보더 성사 [Deal Story]지분율 조정·거래구조 변경으로 자금부담 덜어

박시은 기자공개 2019-04-01 08:14:29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9일 1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의 미국 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 인수가 최근 완료됐다. 거래가 1조8867억원. CJ그룹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크로스보더 딜(국경간 거래)이 성사됐다.

CJ제일제당이 쉬완스컴퍼니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시장에서 들리기 시작한 건 지난해 6월이다. 쉬완스컴퍼니는 미국 미네소타주 마샬에 소재한 냉동식품 생산업체다. 1952년 설립돼 직원수가 1만1000명에 달하는 회사였다. 당시 거론되던 인수 대상은 지분 100%로, 거래가는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됐다.

CJ제일제당은 모건스탠리를 인수 자문사로 선정해 쉬완스컴퍼니 예비입찰에 응찰했다. 입찰에는 CJ제일제당을 포함한 소수의 전략적투자자(SI)와 다수 재무적투자자(FI)가 뛰어들었다. SI 후보로는 태국의 대표 식품업체 'CPF(Charoen Pokphand Foods)' 정도가 있었다.

◇인수여력 보강 위해 FI 초청…쉬완스 내 적자사업 '고민'

CJ제일제당은 당시 인수전이 SI에게 유리하다고 판단,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입찰에 임했다. 예상거래가가 비교적 컸던 만큼 FI를 유치해 인수여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이 FI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인수 후 기업공개(IPO)를 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CJ가 5%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하면서 콜옵션 권리도 부여하는 조건이 유력했다.

이후 진행된 본입찰에서 CJ제일제당은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최종 인수후보가 됐다. 이제 세부 협상과 잔금납입만 남은 단계였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쉬완스컴퍼니의 홈서비스 사업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회사가 오래 전부터 영위해왔던 사업부인데 식품소비 트렌드의 변화 등으로 적자상태가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통상 M&A 과정에서 원치않는 사업부나 자회사가 거래대상에 포함될 경우 인수 후 매각이나 구조조정을 통해 정리하기도 한다. 다만 CJ는 아예 거래에서 계륵이나 다름없는 해당 사업부를 제외하길 원했다.

결국 매각 측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협상은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거래금액도 자연스럽게 조정됐다. 홈서비스 사업부가 빠진 쉬완스컴퍼니의 100% 기준 지분가치는 2조4000억원으로 책정됐다.

◇SPA 체결까진 순조..FI 제외+지분율 조정 등 변동도

조정된 조건으로 지난해 11월 양사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CJ제일제당이 쉬완스컴퍼니 지분 80%를 매입하고 나머지 20%는 기존 대주주가 재투자를 통해 유지하는 구조였다. 매도자가 추후 보유 지분 20%를 처분할 경우, CJ가 우선매수권을 갖게되고, 반대로 CJ가 회사를 매각하면 동반매도권을 행사해 같이 팔 수 있도록 딜 구조가 설계됐다.

당시 CJ제일제당은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를 FI 파트너로 일찌감치 낙점한 상태였다. JKL파트너스는 CJ제일제당이 부담해야 하는 총 인수금액 중 6000~7000억원 정도를 책임지기로 했었다.

SPA가 체결된지 약 일주일 후, CJ제일제당은 이사회를 통해 쉬완스컴퍼니 인수를 확정지었다.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하지만 시장을 놀라게 한 소식은 따로 있었다. FI 파트너로 협의 중이던 JKL파트너스를 이사회 직전 배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JKL파트너스는 6000~7000억원 중 일정금액은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나머지는 펀드 기관투자가(LP) 공동투자 방식으로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몇몇 LP로부터 투자확약서(LOC)도 확보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이 JKL파트너스를 딜에서 갑자기 제외시킨 것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CJ제일제당은 JKL파트너스 측이 요구하는 투자회수 관련 약정조건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 단독으로 딜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타겟회사인 쉬완스컴퍼니 신용도를 기반으로 현지 금융사를 통해 인수금융 차입도 일으키기로 했다. 다만 여전히 자금부담은 무거웠다.

SPA 체결 후 잔금납입에 앞서 CJ제일제당은 매도자 측과 또 한번의 협상을 이끌어낸다. CJ제일제당이 인수하는 지분율을 기존 80%에서 70%로 낮춘 것이다. 반대로 기존 대주주가 재투자해 가져가게 되는 지분율은 20%에서 30%로 조정됐다. 매도자 측이 재투자하는 금액은 기존 3800억원 수준에서 5600억원으로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CJ제일제당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2조881억원에서 1조8867억원으로 줄었다. 또 현지 미즈호은행 뉴욕지점을 통해 5662억원 규모 차입을 일으켰다. 따라서 CJ제일제당 자체적으로 모아야하는 금액은 약 1조3000억원 정도로 낮아졌다. CJ제일제당은 이를 위해 올초 7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당시 CJ제일제당의 가용현금은 8000억원 수준이었다.

이번 바이아웃 거래가 마무리되면서 쉬완스컴퍼니 인수는 CJ제일제당이 그간 단행한 아웃바운드(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 거래 중 가장 큰 M&A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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