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4월 16일 09: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새 상품부서의 가장 중요한 일이 사모펀드 소싱이 되어버렸어요. 개별 판매사들은 어떤 사모펀드를 공급하는지에 따라 판매사의 위상이 달라지고요. 시중은행들도 사모펀드에 대한 수요가 많아서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네요."최근 대형 증권사의 펀드 담당자와 통화할 일이 있었다. 공모펀드와 관련해 문의할 게 있어서 연락했지만 담당자는 요새 사모펀드를 보느라 정신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상품 담당자 역시 올 초부터 역할이 바뀌어 사모펀드를 전담하게 됐다고 한다. 과거 공모펀드 담당자들이 올 들어서는 사모펀드로 주전공을 변경한 셈이다.
상품담당자들이 공모펀드보다 헤지펀드 등 사모펀드를 중점적으로 본다는 건 상품의 무게추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국내에서 펀드 판매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 역시 올해 상품전략을 '헤지펀드 판매'로 둔 것을 보면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통상적으로 업계에서는 증권사에서 인기를 끌던 상품이 은행에서도 판매되기 시작하면 '투자의 꼭지'에 접어들었다고 이야기를 한다. 일명 '1조원의 저주'로 불린다.
논리는 이렇다. 은행의 막강한 판매력은 펀드 사이즈를 급격히 키우게 되면 매니저는 밀려드는 투자금으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종목을 비율에 맞춰 매수한다. 유동성이 부족한 종목의 경우 펀드가 매수하는 것만으로도 주가가 오르게 된다. 자금이 유입될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환매가 이뤄지기 시작하면 수익률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물론 사모펀드의 경우 운용사가 다양할 뿐 아니라 투자자산도 각기 달라서 공모펀드 시장에서 말하는 '1조원의 저주'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최근 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사모펀드 다수가 '중위험·중수익'을 표방하는 상품이다. 이런 상품들은 일정 수준의 인컴을 얻기 위해 부동산이나 메자닌, 유동화자산, 사모사채 등 매우 다양한 기초자산을 담고 있다.
공모펀드에선 '1조원의 저주'가 있었다면 사모펀드에서는 결국 자산의 다양성에서 오는 리스크 관리가 관건이 될것이다. 일부 헤지펀드 운용사는 모펀드를 만든 뒤 여러 펀드에 재간접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 경우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안 될 경우 다수의 펀드에 피해가 갈 수도 있다. 증권사를 넘어 은행까지 사모펀드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 위험 관리에 대한 신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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