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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시중은행, 자금지원 갈등 불거지나 [아시아나항공 M&A]"시중은행 동참해라" vs "회사 정보 차단, 판단 근거 없다" 하소연

안경주 기자공개 2019-04-26 09:07:18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4일 14: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중은행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원을 안하는 것일까, 아니면 못한 것일까.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안이 확정됐지만 자금지원 주체를 두고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간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금융당국과 KDB산업은행 등은 시중은행을 향해 정상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조차 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은 최소한의 정보도 차단된 상황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당국의 지적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산업은행은 23일 아시아나항공에 1조6000억원 규모의 금융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5000억원의 영구채를 사들여 회사의 유동성을 지원한다. 또 예비금 성격으로 8000억원 규모의 한도대출(크레딧 라인)과 3000억원 규모의 보증한도(Stand-by L/C)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금융지원은 채권단 중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만 해당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채권비율에 맞춰 7대3으로 나눠 지원하는 방식이다. 9개 채권은행 중 SC제일·우리·농협·신한·하나·국민·광주은행 등 나머지 은행들은 금융지원을 하지 않지만, 갖고 있는 채권을 당분간 회수하지 않기로 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시중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추가 지원에 대해 어려움을 표시했다"며 "이번 지원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만 들어가는 것으로 됐다"고 말했다.

이번 지원방안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국책은행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번번히 시중은행은 다 빠져나가고 국책은행이 자금지원을 모두 책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채권단이 신규자금 지원의 경우 은행별로 기존 여신 규모에 따라 배분했는데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국책은행이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상기업인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을 지원해도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을 필요가 없는 상황인데도 시중은행들이 모두 (자금지원에서) 빠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노동조합도 "금융의 역할은 이익을 추구함과 동시에 공익적 역할도 해야한다"며 "모든 시중은행이 신규자금 지원에서 빠지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고,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입장은 다르다. 채권단회의에 참석했던 실무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아시아나항공 자금지원은 과거 구조조정 기업 지원과 다르게 진행됐다.

우선 자금지원을 판단할 수 있는 기업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A은행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얘기를 해줘야 알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보가 없다보니 그 누구도 선뜻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금지원을 결정하지 못했다"며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대다수 채권은행이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의 정보를 산업은행이 틀어쥐고 있어 시중은행의 자금지원 참여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자금지원과 관련해 산업은행이 처음부터 시중은행에 적극 요청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자금지원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맡는 것으로 정하고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B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채권단회의를 진행하면서 영구채 매입을 비롯해 자금지원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맡는다는 것을 전제하고 (시중은행에) 채권 회수를 하지 말아달라고 협조 요청했다"며 "아무 얘기도 없으니깐 (자금지원을) 고민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지난 몇 년 간 시중은행들이 취약업종에 대한 기업여신을 줄여온 반면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비슷한 갈등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더라도 채권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최근엔 그렇지 않다"며 "취약업종의 경우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향후 비슷한 갈등구도가 언제든지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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