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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생명공학, '원아이템' 한계 노출…역성장 가속 [화장품기업 IPO 전후]주가 3분에 1토막, 실적 절반 뚝…마스크팩 의존성 극복 실패

전경진 기자공개 2019-05-21 09:05:00

[편집자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오랜 불황기를 지나 다시 기업공개(IPO)에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중국 시장 중심, 저가 히트 상품 위주로 성장해온 'K뷰티'산업이 한계에 달했다는 진단이다. 화장품 산업 호황기에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시장 투심은 냉각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상장 화장품 기업의 한계점을 짚고 후발IPO 주자들의 증시 입성 가능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7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디생명공학(SD생명공학)의 증시 입성 3년차 성적은 초라하다. 주가는 현재까지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1년새 주가는 폭락했다. 작년 2월을 고점으로 현재 주가는 3분의 1토막난 상태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원아이템' 화장품 기업의 한계를 여실히 노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에서 마스크팩이 흥행하면서 증시에 입성했지만 국내 사드 배치 문제로 무역마찰을 빚자 실적이 고꾸라졌다. 올해는 1분기 순손실까지 기록한 상황이다. 마스크팩 외에 마땅한 대체 상품이 없어 역성장은 심화되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향후 주가 반등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한다. 시장 변화에 대처가 늦어서다. IPO 후발주자들에게 반면교사가 되는 기업이란 혹평까지 받고 있다.

◇주가 폭락, '원아이템' 기업 한계 노출…역성장 심화, 1분기 순손실 '타격'

에스디생명공학은 16일 종가 기준 주가가 80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4월말 1만원선이 붕괴된 후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17년 2월 IPO 당시만 산정된 공모가는 1만2000원이다. 공모가 대비 60% 수준에서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작년 2월을 정점으로 주가는 폭락한 모습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은 2018년 2월 2일 종가 기준 2만2450원으로 장을 마쳤다.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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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디생명공학 IPO 후 주가 추이(출처; 네이버)

에스디생명공학은 특정 상품 의존도가 과중한 탓에 위기를 맞은 기업으로 평가된다. 실제 에스디생명공학은 2014년 7월 1일 출시한 '바다제비집' 마스크팩이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흥행하면서 IPO를 단행했다. 하지만 2017년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 외교갈등을 빚으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오히려 역성장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코스닥 입성 당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94억원으로 전년(280억원) 대비 100억원 가량 줄었다. 2018년에는 영업이익이 103억원을 기록하며 무려 46.9%나 감소했다. 상장 전 이익과 비교하면 3분에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기간 마스크팩 매출은 954억원에서 773억원으로 200억가량 증발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는 "사드 역풍 상황에서도 고급화 전략을 추구한 기능성 화장품 회사들은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며 "중국 현지기업들이 마스크팩 등 저가 화장품 시장을 빠르게 침투해 나갔다"고 이야기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의 올해 분기 순손실(5억원)까지 기록한 상태다. 불과 1년 전인 2018년 1분기 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는 올해 1분기 중국향 수출이 늘어나고 국내 면세점들의 매출이 '사드 역풍'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이례적이란 평가다. 일각에서 유일한 히트 상품인 마스크팩의 경쟁력 또한 상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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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기준 재무제표

◇상품 다각화 시점 실기, 주가 반등 가능성 희박

시장 전문가들은 상장 후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하지 못한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가령 에스디생명공학이 코스닥에 입성한 2017년 기초스킨케어 제품의 매출 비중은 18.3%였다. 하지만 1년뒤에도 매출비중은 21.7%로 정체됐다.

에스디생명공학의 시장 분석 실패에 대한 혹평도 나온다. 2016년 IPO 당시 에스디생명공학의 마스크팩 매출 비중은 무려 89%에 달했다. 하지만 에스디생명공학은 특정 상품에 대한 비정상적인 매출 편중에도 공모 자금 대다수를 기존 사업 강화를 위해 배분했다.

구체적으로 에스디생명공학은 2017년 2월 IPO를 통해 총 384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중 41%는 사옥 건축비로 분류했다.

또 전체 8.3%는 마스크팩 판매를 위한 중국 마케팅 비용에 배정했다. 반면 취약한 색조화장품 개발과 마케팅 비용을 위해 편성한 자금은 전체 공모액의 13%(50억원)에 불과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의 주가 반등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상품 다각화가 지연된 데다 마스크팩 시장의 경쟁 심화로 쉽게 사업 우위를 점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향 수출이 다시 늘어나고 있지만 화장품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은 저조하다"며 "마스크팩의 경우 트랜드와 유행에 따라 인기 제품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화장품 매출에서 마스크팩 의존성이 큰 기업의 경우 실적이나 주가의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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