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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종 사장, '패션 공룡' 뿌리 내린 선봉장 [현대백화점을 움직이는 사람들]⑥한섬-SK네트웍스 인수 후 성공적 안착 이끌어…2년 연속 1조 클럽 입성

정미형 기자공개 2019-05-22 09:58:38

[편집자주]

현대백화점그룹은 재계에서도 빠르게 경영 승계를 이뤄낸 곳으로 손꼽힌다. 승계 이후 그룹은 백화점을 주력으로 하는 유통 사업을 비롯해 패션과 리빙 인테리어 사업을 3대 축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 두 오너 형제가 손발을 맞추며 그룹을 이끌 수 있는 데는 숨은 조력자들의 공로가 녹아 있다. 핵심 사업체를 중심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을 이끄는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0일 14: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섬은 요즘 현대백화점그룹 내에서 소위 '잘 나가는' 계열사 중 하나다. 타임, 마인, 시스템 등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경기 불황 속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매출 성장세를 올리며 날개를 단 모습이다.

덕분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흐뭇하다. 정지선 회장은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패션 사업을 점찍으며 2012년 한섬을 인수했다. 이후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하며 몸집을 더욱 키웠다. 이에 8년 전만 해도 패션 사업과는 거리가 멀었던 현대백화점그룹은 현재 국내 4대 패션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김형종 한섬 사장
한섬을 그룹 핵심 사업으로 키운 일등공신이 바로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사진)이다. 김형종 사장은 인수 당시 매출 5000억원을 바라보던 한섬을 매출 1조 클럽으로 올려놓았다. 한섬이 현대백화점그룹에 안긴 이후 두 배 이상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김 사장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1985년 현대백화점으로 입사해 그룹의 요직을 두루 걸쳤다. 2004년 그룹의 핵심 조직인 기획조정본부 경영개선팀장, 2007년 현대백화점 목동점장, 2009년 상품본부장을 거쳐 2012년 한섬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이듬해 대표이사를 맡은 후 2016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노세일·고급화' 전략으로 브랜드 경쟁력 강화

대표 자리에 오른 김 사장은 개인기업이었던 한섬의 시스템과 체제를 현대백화점그룹으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그룹 안팎에서도 현대백화점그룹 실세인 김 사장이 한섬 대표로 오면서 현대백화점과의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눈치였다.

김 사장은 인수 직후 성장 가능성 많은 패션잡화와 스포츠 영역에 투자를 집중했다. 2014년 초 창립 이래 처음으로 잡화 시장에 진출해 핸드백 브랜드인 덱케(DECKE)를 런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수 이후 한동안 한섬 실적은 부진했다. 국내 패션업계가 불황을 겪으며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인수 직전인 2011년 5088억원이었던 한섬 매출은 2012년 4964억원, 2013년 4708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4년에는 매출이 5092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회복에 성공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브랜드 효율화 작업이 가시화되면서다. 김 사장은 지미추, 끌로에, 벨스타프 등 10여개 브랜드를 정리하고 타임, 마인, 시스템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특히 김 사장은 '노세일, 고급화' 전략으로 브랜드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한섬의 모든 브랜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격이 동일하다. 노세일 브랜드 이미지 덕에 백화점에서도 판매가 많고 재고도 거의 없다. 품질과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가격 정책을 통한 유입 요인 대신 고급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유지하는 전략이 빛을 본 셈이다.

2016년에는 SK네트웍스 패션부문까지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SK네트웍스는 오브제, 오즈세컨, 세컨플로어, 루즈앤라운지 등 국내 브랜드와 타미힐피거, DKNY, CK, 클럽모나코 등의 수입 브랜드 등을 보유했다.

이 같은 정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 덕에 김 사장은 패션 부문 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패션사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데 일조할 수 있었다. 지난해 한섬 매출은 1조2992억원, 영업이익은 920억원을 기록했다.

◇대기업 시스템 안착 평가…해외 진출은 과제

한섬을 그룹 내 효자 계열사로 이끈 김 사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내부에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개인기업이었던 한섬에 대기업의 체계를 대체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직원들을 위한 복지 제도를 강화하는 데 힘쓴 대표로도 통한다. 김 사장은 소위 말하는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지켜주기 위해 직원들이 직장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힘썼다. 김 사장은 전체 임직원 중 약 70%가 여성 인력이라는 점을 고려해 임산부 전용 휴게실, 출근 시간 탄력 운영 등을 실시하고 있다. 대우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재계에서는 유리천장 없는 패션기업이라고 불린다. 임원 전체 19명 중 여성은 7명(37%)이다. 국내 30대 그룹 여성 임원 평균 비중이 3%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다. 이 역시 성별을 따지지 않고 패션업계의 인재들을 영입해온 덕분이다.

올해 한섬은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공적인 해외 진출은 김 사장이 풀어가야 할 과제다. 이미 올해 초 '시스템·시스템옴므'가 20개 해외 유명 패션·유통업체와 수출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시장 재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에 대해 "그룹 내에서도 정지선 회장의 지원이 컸던 만큼 김 사장의 어깨도 무거웠을 것"이라며 "김 사장 특유의 경영 수완으로 지금의 한섬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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