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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보고서 점검]삼성, '전자투표제' 미도입…경영권 부담탓?전자·IT 계열 집중 투표제도 모두 미도입…나머지 핵심지표는 '각양각색'

김장환 기자공개 2019-06-07 08:23:58

[편집자주]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기업들이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시작된 이번 제도는 대기업들이 지배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유지하고 있는지 공개하는 제도다. 더벨은 이번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삼아 주요 기업들의 15대 지배구조 준수 지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5일 15: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의 핵심 사업인 전자·IT 부문 전담 4대 계열사가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에 해당하는 전자투표제와 집중투표제 도입을 모두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에서는 이들 제도의 도입을 적극 권유하고 있으나 경영권 위협 등 현실적인 제약이 큰 탓이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온라인 등을 활용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삼성전자 경우 올해 주총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았던 1000명 가까운 인파가 몰렸고, 이를 대비하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삼성전자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은 것을 두고 '아쉽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전자투표제 도입시 부담은 만만찮다. 재계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의 원활하게 주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제를 시행하자는 취지 자체는 좋지만 외국계 투기자본이 이를 악용해 주주 심리를 쉽게 조종할 수 있고 여론을 일방향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삼성전자처럼 오너 지배구조가 견고하지 않은 기업은 이 때문에 전자투표제를 채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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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부문 핵심지표인 집중투표제 채택 역시 삼성 4대 전자·IT 계열사 모두 지키지 않은 것도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은 것과 비슷한 이유가 엿보인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 이사 선임시 주주로부터 많은 표를 얻은 순서대로 이사를 선출하는 제도다.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이면 별도 요청으로 여기에 참여할 수 있다.

집중투표제 도입시 외국계 헤지펀드 등으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외국계 투자기관이 주요 주주로 포진해 있는 삼성전자는 집중투표제 도입시 이들이 선호하는 이사를 한 명 이상 이사회에 참여시켜야 하는 상태로 분석된다.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일가의 지배력이 낮은 상황에서 이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엘리엇 같은 헤지펀드가 이를 악용하게 되면 경영권에 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 계열사들이 전자투표와 집중투표제 도입을 마냥 미룰 수만은 없는 상태로 보인다. 당국에서 이를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집중투표제 및 전자투표제 의무화를 비롯해 감사위원 분리 선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을 핵심으로 한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 통과시 삼성 계열사들도 이를 모두 실현해야 한다.

이외에 항목을 보면 삼성그룹 전자·IT 4대 계열사 중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를 가장 잘 준수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총 15개 핵심지표 중 11개 항목을 준수했다. 주주와 이사회, 감사기구 등으로 나눌 수 있는 항목 지표에서 고르게 미준수가 있었다. 전자투표제와 집중투표제 도입 외 주주총회 4주전 소집공고, 감사기구에서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등 항목이다.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는 사실 현행 상법상으로는 아직 맞지 않는 부분이다. 상법에서는 주총 소집공고 기한을 2주 전으로 삼고 있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올해부터 시작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공시에 주총 4주 전 소집공고 항목이 포함된 것은 사회적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다. 주주들에게 주총 안건을 분석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합리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견을 담았다.

삼성그룹 전자·IT 4대 계열사 중에서 이를 유일하게 지킨 건 삼성SDI였다. 삼성SDI는 올해 2월 19일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내고 다음달인 3월 20일 정기 주총을 열었다. 일상적인 재무제표 승인 절차를 비롯해 안태혁 부사장의 사내이사 신규선임, 정관 일부 변경안 등을 이를 통해 의결했다. 올해 삼성전자와 삼성SDS, 삼성전기 등 3개 계열사는 모두 기존처럼 주총 2주 전 소집공고를 냈다.

삼성 전자·IT 계열사들이 공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감사기구 항목에서 제각각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내부감사부서 혹은 지원조직의 설치 항목은 삼성SDS만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경영진의 참석 없이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외부감사인과 회의를 갖도록 하라는 지침은 삼성SDS만 지키지 않았다.

이외에 핵심지표 이사회 부문에서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항목은 삼성SDI만 준수하지 못했다. 김성재 사외이사가 2011년 3월 선임돼 이후 연임을 지속하며 임기를 이어온 탓이다. 삼성전자 경우 장기 근속한 사외이사를 올해 교체한 덕분에 이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총을 거쳐 2010년부터 임기를 이어온 이인호 사외이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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