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리스료 점검]이스타항공, 빛바랜 '재무구조 개선'채무재조정, BW발행 등 무색…차입금 전환시 '부채비율 2200%' 전망
고설봉 기자공개 2019-06-27 14:19:53
[편집자주]
리스 항공기에 대한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저비용항공사들의 항공기 회계처리 방식이 바뀌었다. 그동안 부채로 계상되지 않던 항공기 운용리스가 재무제표에 부채로 반영된 점이 항공사들로서는 부담이다. 이와 맞물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부채가 일제히 공시되며 혼란이 가중됐다. 이러한 변화는 항공사들의 원가구조와 재무상태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더벨은 국내 주요 LCC들의 항공기 관련 리스 현황을 점검하고, 바뀐 회계기준이 LCC들의 경영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7일 07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타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에 악재를 만났다. 최근 몇 년동안 꾸준히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회계기준 변경과 과도한 운용리스료 부담 등으로 재무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부채비율이 또다시 2200% 이상 치솟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이스타항공은 2017년과 지난해에 걸쳐 결손보전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채무재조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7년 단기차입금 188억원 및 관련 미지급비용 44억원 등 총 232억원을 채무재조정 했다. 또 230억원에 달하는 BW를 발행하고, 이를 대부분 상환하면서 부채비율을 낮췄다.
실제 2017년 말 1313.27%였던 부채비율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말 484.19%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432억원이던 총차입금도 모두 상환해 최종 0원으로 만들었다. 차입금이 없어진 만큼 부채총액도 줄었고, 이는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이스타항공의 다년간에 걸친 노력은 새로운 회계기준 변경으로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 회계기준(IFRS 16 Leases)에 따라 운용리스로 들여온 항공기의 리스료 총액이 모두 차입금으로 계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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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은 2018년 12월31일 현재 항공기 22대를 9개 리스회사와 운용리스계약을 체결해 운항하고 있다. 이 리스계약으로 지불해야할 최소 리스료는 총 2626억원이다. 하지만 이는 5년 이후 상환해야 하는 리스료를 제외하고 공시한 금액이다. 이스타항공이 운용리스계약에 따라 향후 지급해야할 리스료총액에 대해서는 정확한 수치를 확인할 수 없다.
다만 국내 경쟁 LCC들의 사례에 비춰 추정이 가능하다.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은 5년 이내 지급할 리스료와 5년 이후 지급할 리스료의 총액 규모가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통상 항공기 운용 규모, 매출, 신용등급 등으로 리스료가 정해지는 만큼 이스타항공과 경쟁 LCC들 간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운용리스 항공기는 통상의 경우 7~8년된 항공기를 빌려와 최대 8년정도 운항한다"며 "이에 따라 운용리스 계약은 거의 10년 이내인 경우가 많고, 국내 LCC들은 대부분 이런 운용리스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2018년 12월31일 기준 1년 이내 지급해야할 리스료로 677억원, 1년 초과~5년 이내 지급해야할 리스료는 1949억원으로 공시했다. LCC 업계의 일반적인 추이에 근거해 추산하면 이스타항공이 5년 이후 상환해야할 리스료는 약 19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LCC 업계의 평균적인 사례에 비춰 추정해 산출한 금액으로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우선 지난해 말 기준 이스타항공이 공시한 5년이내 지급해야할 리스료만을 부채화해 차입금으로 계상해도 부채비율은 큰 폭으로 상승한다. 올해 1월1일부터 바뀐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이스타항공의 부채비율은 1522.13%로 상승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만약 5년 이후 운용리스료를 부채화 해 새로 계상하면 부채비율은 220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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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오른 것으로, 실질이 바뀐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경우 경쟁사들에 비해 큰 폭의 부채비율 상승을 겪은 만큼 향후 신용평가, 자금조달 등에서 시장에서의 판단 및 평가에 영향을 받을 우려가 나온다. 특히 경쟁 LCC들이 회계기준 변경에 대비해 일반 차입금을 줄이고, 재무구조를 한층 더 강화해 표면상 부채비율 상승폭을 최소환 것에 비해 이스타항공은 이러한 대비를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특히 이스타항공이 주식시장 상장(IPO) 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부채비율 등 주요 재무지표들에 대한 관리는 현 상황에서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그동안 꾸준히 IPO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말 보인 737 MAX8(HL8340) 도입을 겸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시기를 늦출 수는 있지만 반드시 상장할 것"이라며 의지를 내비췄다.
신평사 관계자는 "기재 도입을 위한 것으로 실질이 바꾸지 않은 이상 신용등급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며 "하지만 업계의 전반적인 수준과 크게 차이가 나고, 그 부분이 도드라져 보인다면 아무래도 왜 그런 차이가 나는 지에 대해 더 꼼꼼하게 들여다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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