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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바이오 L/O 대박, 레고켐 주가는 '정반대'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았다"…로열티 등 수익배분 구조 주목

민경문 기자공개 2019-07-19 08:19:24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8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릿지바이오의 대규모 기술이전 소식이 알려졌지만 정작 후보물질의 원개발사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당일 주가가 8% 이상 떨어지는 등 예상과 정반대의 결과로 이어졌다. 기술이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이미 선반영돼 있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브릿지바이오는 베링거인겔하임과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BBT-877)과 관련해 1조46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2017년 브릿지바이오가 레고켐바이오로부터 200억원에 도입한 오토택신 저해제 관련 물질을 70배 이상의 가격으로 되팔았다. 국내 바이오테크가 이룬 최대 규모의 라이선스 아웃거래였다.

원개발사인 레고켐바이오로서도 호재가 분명한 상황이다. 브릿지바이오는 계약금 및 단기 마일스톤으로 600억원을 받게 되는데 이 중 상당액을 레고켐바이오가 가져갈 전망이다. 향후 제품 판매에 따른 러닝 로열티(running royalty)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인 수익 배분 구조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장의 반응은 의외였다. 18일 레고켐바이오 종가는 전일보다 무려 8.07%(4400원) 떨어진 5만 1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주가는 5만원을 하회하기도 했다. 18일 하루 레고켐바이오의 시가총액 감소분은 약 470억원이었다. 7월 들어 꾸준히 올랐던 레고켐바이오 주가가 기술이전 호재에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일부에서는 브릿지바이오가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수익배분 조건이 생각보다 불리했던 것 아니냐는 점을 지적한다. 시장 관계자는 "계약금과 단기마일스톤(600억원) 가운데 당장 받을 수 있는 업프론트 금액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전체 딜 규모가 1조 5000억원이 넘지만 실제 판매까지 이어져 러닝 로열티를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레고켐바이오의 주가에 기술이전 호재가 이미 선반영돼 있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최근 몇 달간 시장에서 레고켐바이오의 신약후보 물질이 해외로 팔릴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며 "이때문에 주가가 오를만큼 오른 상태였고 실제 뉴스가 나오자 주식을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테크 관계자 역시 "최근 한미약품의 신약 권리 반환, 에이치엘비 신약의 임상3상 목표치 도달 실패 등의 악재로 바이오업체 대부분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레고켐바이오는 상대적으로 주가 방어가 꾸준해서 의미있는 뉴스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장 바이오업체 본연의 문제로 인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VC 관계자는 "비상장사라면 분명 밸류에이션을 키울 수 있는 계기지만 상장사는 L/O 자체가 오히려 매도 타이밍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며 "최근 유통시장의 경우 라이선스 아웃에 쉽게 반응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유한양행도 최근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원 규모의 비알콜성지방간 치료제(NASH)를 이전했지만 주가는 예상보다 상승폭이 낮았다.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빅파마로선 타사가 실패리스크를 안고 개발한 것을 아주 적은 비용 (upfront Money)를 주고 확보했다면 밑질게 없는 장사"라며 "중간에 임상 결과가 불만족스러울 경우 언제든지 중단하면 그만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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