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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강화' 판매사, 해결사 '델타원'…리스크관리는? [손실위기 독일부동산펀드 DLS]해외 자산 구조화 첨병 '델타원'..'글로벌' 외치던 신금투 합작품

최필우 기자공개 2019-08-02 08:18:49

이 기사는 2019년 07월 31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 부동산펀드 기초 파생결합증권(DLS)의 손실 리스크가 부각된 가운데 이 상품의 국내 유입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고객에게 해외 기초자산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델타원(Delta one) 비즈니스에 힘을 싣는 와중에 이 상품을 낙점했다. 델타원은 기초자산과 같은 수익률 달성이 가능한 투자 기회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파생 기법이다. 여기에 신한금융투자가 '글로벌' 방향성을 강조하면서 판매가 급격히 늘었다.

◇기초자산 다변화 필요성 부각, 해외부동산펀드 포착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펀드 DLS 발행사와 판매사는 여러 곳이다.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이 상품을 발행했고 신한금융투자, 현'대차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 등이 판매했다. 3080억원을 발행한 NH투자증권, 3900억원을 판매한 신한금융투자가 핵심 발행사와 판매사로 꼽힌다.

싱가포르 반자란(Banjaran)자산운용은 2017년 독일 부동산 개발사 저먼프로퍼티그룹(German Property Group) 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 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한국 시장을 주목했다. 당시 국내에 해외부동산펀드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었다. 브로커를 통해 이같은 분위기를 파악, 국내 증권사에 펀드 또는 DLS 비히클(vehicle)로 자사 펀드에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반자란자산운용이 최초로 접촉한 국내 증권사는 NH투자증권과 SK증권으로 파악된다. NH투자증권 홍콩법인이 반자란자산운용의 자금 수요를 파악했고, 국내 본사 대체상품솔루션부에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추천했다. SK증권은 신탁 고객의 투자 수요를 파악했으나 직접 기초자산을 활용할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KB증권에 DLS 비히클을 주문했다.

가장 먼저 발행에 나선 건 KB증권이다. NH투자증권의 리스크 심사가 길어지는 와중에 600억원 규모의 DLS를 신한금융투자, 현대차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 등에 공급했다. 이중 200억원이 인허가가 지연된 독일 베를린 소재 파워플랜트 개발 건 담보대출 자금으로 쓰이면서 최근 만기가 연장됐다. NH투자증권은 한발 늦게 발행을 시작했지만 규모는 발행사 중 최대다. 키움증권은 판매사 신한금융투자의 요청을 받고 98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세 증권사가 공격적 발행에 나선 것은 델타원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2017년은 홍콩H지수(HSCEI) 급락 여파로 조기상환이 지연된 주가연계증권(ELS) 물량이 상당했던 시기다. 올들어 대부분 조기 또는 만기 상환에 성공했지만 당시 증권업계에선 파생상품 기초자산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해외펀드를 기초로한 DLS가 주목받기 시작했고 반자란자산운용의 펀드를 기초로 한 DLS 발행이 급증했다.

◇신금투의 '글로벌' 사랑, 리스크관리 '시험대'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펀드 DLS가 4000억원 넘게 팔린 히트상품으로 등극하는 데 신한금융투자의 영향이 상당했다. 2017년 상품 출시 초반 발행사가 판매사측에 상품을 알렸다면 이듬해로 넘어가면서 신한금융투자가 DLS 발행을 요청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한금융투자가 이 상품에 힘을 실을 수 있었던 건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는 '글로벌' 키워드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2017년 이후 해외 투자 상품 발굴에 드라이브가 걸렸다. 이때 인도네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증여신탁이나 아마존을 단일 기초자산으로 쓰는 ELS 등 해외투자 상품이 대거 출시됐다.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펀드 DLS는 고객 수요와 시장 트렌드에 부합하는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당시 리테일 판매 채널에서 해외부동산펀드 투자가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만기가 2년1개월로 다른 부동산펀드에 비해 짧고 목표수익률이 연 7%에 달해 경쟁력이 충분했다. 글로벌 투자 상품을 늘리라는 그룹 차원의 요구도 충족시킬 수 있었다.

다만 리스크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며 문제가 불거졌다. DLS 발행사중 독일 현지 부동산 개발 경과를 파악할 수 있는 곳은 전무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현지 사정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결국 DLS 만기를 1주일 앞두고 부동산 개발은 물론 매각 절차도 순조롭지 않은 정황을 포착할 수 있었다. 또 내년말까지 3000억원을 웃도는 물량의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가슴을 졸여야 하는 상황이다.

발행사와 판매사가 책임 소재에 대한 이견을 가지고 있어 리스크 관리 공백이 생겼다는 지적도 있다. 발행사들은 신한금융투자가 DLS 발행을 요청하고 주도적으로 개인투자자에게 상품을 판매했다며 선을 긋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반자란자산운용과 직접 접촉하는 DLS 발행사들이 독일 부동산 개발 경과를 면밀하게 파악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직접 반자란자산운용, 저먼프로퍼티그룹으로부터 상환 계획을 받기 위해 태스크포스팀(TFT)를 꾸린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담보권 등의 조항이 있어 손실 가능성이 낮다고는 하지만 예상치 못한 개발 지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행사와 판매사 모두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며 "큰 규모의 발행과 판매가 이뤄져 발행사와 판새아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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