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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운용 최영권 대표, 연기금 경력 얼마나 도움될까 최영권 내정자, 엇갈린 평가…'채권 편중' 라인업 개선 적임자 vs '무난한' 관리형

최필우 기자공개 2019-08-02 08:16:57

이 기사는 2019년 07월 31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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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자산운용이 다음달 1일 주주총회를 열고 최영권 신임 대표 내정자(사진) 선임을 확정짓는다. 최 내정자는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 출신으로 주식 운용에 특화된 경력을 쌓았다. 우리금융그룹은 그를 채권형에 편중된 동양자산운용의 펀드 유형별 경쟁력을 평준화시킬 적임자로 봤다.

반면 하이자산운용 대표 시절 보여준 상품 기획력에 낮은 점수를 주는 쪽도 있다. 히트 상품을 발굴하기보다 기존 펀드 라인업을 지키는 무난한 '관리형 CEO'라는 평가도 있기 때문이다.

◇베테랑 매니저, 공무원연금 CIO로 커리어 정점

최 대표 내정자는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했다. 이후 줄곧 펀드매니저 경력을 쌓았다. 동양투자신탁운용, 제일투자신탁운용, 플러스자산운용을 거쳤고 2014년 7월 공무원연금 CIO에 취임하며 커리어 정점을 찍었다. 2년 임기를 마친 후에는 무난한 성과를 인정 받아 임기를 1년 연장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하이자산운용 대표직을 맡았다. 하이자산운용은 최 내정자가 과거 몸담았던 제일투자신탁운용을 모태로 출범한 곳이다. 매니저 시절 준수한 트랙레코드를 남겼고, 공무원연금 CIO 경력으로 체급을 키운 덕에 운용사 CEO 경력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번엔 또 다른 친정 동양자산운용에 대표로 돌아오게 됐다. 동양자산운용은 동양투자신탁운용이 전신이다. 안방보험그룹을 거치면서 인력이 대거 물갈이됐지만 몇몇 임원은 1999~2002년 최 내정자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다. 다음달 1일 주총에서 정관변경의 건이 승인을 받으면 동양자산운용은 우리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최 내정자는 연기금 CIO 이력 덕분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우리금융그룹은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두곳을 인수했다. 각각 종합자산운용사와 대체투자 특화 운용사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동양자산운용은 마찬가지로 금융그룹에 속해 있는 KB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처럼 자산군과 투자 지역을 가리지 않는 펀드 라인업 확보가 목표다. 최 내정자의 연기금 CIO 경험이 다양한 자산군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최 내정자가 매니저 시절 주식운용 경력을 주로 쌓아왔다는 데 기대를 거는 눈치다. 동양자산운용은 지난 29일 기준 전체 운용자산(AUM) 19조337억원 중 13조7652억원(72.3%)을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주식은 1조2501억원(6.6%)에 불과하다. 다양한 액티브펀드 라인업을 갖추기에 앞서 주식형펀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

최 내정자와 최종 면접을 본 전태선 전 유안타증권 전무, 손경수 동양자산운용 대표는 뛰어난 역량에도 동양자산운용을 이끌 적임자는 아니었다는 평이다. 전 전 전무는 유안타증권 S&T사업부문장을 역임하면서 탁월한 운용 역량을 인정받았으나 운용사 경험은 전무하다. 손 대표는 줄곧 채권에 특화된 경력을 쌓아 와 다른 자산군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

A 자산운용사 대표는 "전체 유형에서 고른 성장을 기대하는 우리금융그룹이 연기금 CIO와 운용사 대표 경험이 있는 최 내정자로 쉽게 결론을 냈을 것"이라며 "전태선 전 전무와 손경수 대표는 자리에 연연하는 성격이 아닌 데다 동양자산운용 대표직은 그들의 장점을 발휘하기 어려운 자리"라고 평가했다.

◇하이운용 3년 성적표 '글쎄'…상품기획력 '시험대'

최 내정자를 격변기에 놓인 동양자산운용의 현상 유지에 적합한 관리형으로 분류하는 시각도 있다. 공무원연금 운용자산은 1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크지만 운용 체계가 보수적이고 컴플라이언스 기준도 시중 자산운용사에 비해 깐깐하다. 경쟁사를 뛰어넘는 성과를 올리거나 새로운 상품을 선보여야 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공무원연금 CIO 경력이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데 큰 도움이 안될 것이란 지적이다.

하이자산운용 대표 시절 거둔 성적도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취임후 자산배분형펀드와 ESG(환경경영·사회책임경영·지배구조)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선보였으나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운용자산 규모는 그가 부임하기 직전해인 2016년말 11조3024억원에서 지난 6월말 10조7632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실적도 악화일로를 걸었다. 하이자산운용 순이익은 2016년 73억원이었으나 최 내정자 취임 첫해인 2017년 46억원으로 27억원(37%)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1억원(67%) 줄었다. 그의 임기 중 하이자산운용이 매각설에 휩싸이는 등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선방했다고 보긴 어려운 실적이다.

우리금융그룹 외부 출신인 최 내정자는 실적으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매니저 출신인 그가 마케팅 일선에서 운용자산 확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평이다. 최 내정자는 취임 후 뛰어난 마케터를 충원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지원을 바라는 것도 아직은 어렵다. 우리금융그룹은 지주 산하에 WM 매트릭스를 신설했지만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을 포함한 상품협의체는 전무한 상태다. 우리은행이 채권형펀드를 선호하긴 하지만 공모펀드보다 사모펀드 판매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에서 동양자산운용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

B 자산운용사 대표는 "우리금융그룹이 실적에 상관 없이 운용사 CEO 경험이 있는 인물들에게 연락을 돌린 것으로 아는데 선택지가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최영권 내정자가 주식 매니저로 긴 경력을 쌓아 왔지만 운용사 경영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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