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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VC 분석]KB금융, 'VC·증권 활용' 3.6조 혁신기업 투자①운용부문 강점, 은행 계정 직접투자 포함 그룹 CVC펀드 확대

안경주 기자공개 2019-08-26 07:16:00

[편집자주]

스타트업의 성장과 함께 국내 벤처캐피탈업계의 '판'이 커지면서 금융지주 회사들이 벤처투자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00년 닷컴버블로 인해 금융사들이 벤처투자 관련 조직을 없애거나 축소시켰으나 최근 '혁신 성장'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 기조와 맞물려 다시 기지개를 켰다. 금융지주사들은 벤처캐피탈(VC) 회사를 신설하거나 모펀드를 만들어 운영에 나섰다. 벤처기업 등에 대한 직접 투자 비중도 늘리고 있다. 벤처투자시장에 뛰어든 금융지주사의 차별화된 전략과 강점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2일 07: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은 2017년 핀테크 스타트업 '플라이하이'를 KB스타터스(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로 선정했다. 또 그룹의 CVC(기업형 벤처캐피탈)펀드를 통해 10억원을 투자했다. 2015년 설립된 플라이하이는 모바일 문서조회·발급서비스 등에 필수인 인증과 보안, 지급결제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설립 4년만인 지난해 매출액은 16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핀테크기업인 티엠엑스코리아와 합병, 통합 합병법인 기준으로 단순 추산한 매출액은 33억원에 달한다. 지난 5월에는 KB금융그룹 첫 '10-10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10-10 클럽'이란 KB금융 계열사로부터 10억원 이상 투자와 10건 이상 제휴를 달성한 스타트업 기업을 일컫는 말이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해 '떡잎'부터 다른 벤처기업을 적극 발굴해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플라이하이 사례처럼 창업·벤처 등 혁신기업 투자에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VC)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KB인베스트먼트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데다 KB증권 역시 다수의 펀드 조성 경험을 토대로 창업·벤처·중소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영향이 크다.

◇KB인베스트먼트 2조, KB증권 1.6조…혁신기업 투자

KB금융은 기업의 혁신 성장을 돕기 위해 '혁신금융'을 그룹의 과제로 삼고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벤처투자와 관련해 KB인베스트먼트와 KB증권을 통해 집중하는 모양새다. 예컨대 두 계열사를 통해 성장성 있는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한편 3조6000억원 규모(결성액 기준)의 혁신기업지원 전용펀드를 조성해 향후 5년간 창업·벤처·중소기업에 투자키로 한 게 대표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KB금융은 벤처캐피탈 계열사인 KB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올해부터 매년 4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 등 KB금융 계열사들은 출자자(LP)로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KB금융이 지난 6월 KB인베스트먼트에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배경도 자본금 확대를 통해 모험자본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이렇게 조성된 펀드를 주로 초기창업, 벤처기업 등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KB증권을 통해서도 향후 5년간 1조6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신성장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기업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기업금융(IB)부문 내 성장투자본부를 중심으로 중소기업과 신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성장투자본부를 통해 현재까지 결성된 사모펀드(PEF) 및 투자조합의 규모는 총 6334억원에 이른다.

KB금융의 이 같은 투자 규모는 혁신성장 강화에 나선 다른 금융그룹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2조1000억원, 신한금융은 2조1250억원, 하나금융은 2조원 등을 투입해 혁신기업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KB인베스트먼트는 모태펀드 등 정책기관 출자사업에 GP(운용사)로 참여하고 KB금융 계열사들이 매칭출자하는 방식으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KB인베스트먼트는 초기창업 등 벤처투자에 집중하고 KB증권은 스케일업과 프리IPO 등에 나서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KB금융 혁신금융 지원

KB인베스트먼트와 KB증권은 이미 다양한 펀드를 조성해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상반기 'KB문화디지털콘텐츠해외진출투자조합'(400억원)과 'KB글로벌플랫폼펀드'(2200억원)를 결성하며 총 2600억원의 신규 재원을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창업·벤처·중소기업 37개사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투자금액(9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에 신재생에너지펀드를 650억원 규모로 결성했고, 하반기에는 해외투자 프로젝트 펀드, 기업구조혁신 펀드 등 신규 비즈니스부문의 투자 영역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 VC 활용한 투자 활성화…지주, 유망 핀테크 업체 육성

KB금융의 전략 중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우리·신한금융과 달리 은행 계정을 통한 직접 투자 비중이 낮다는 점이다. 이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은행내 투자금융부를 통해 매년 400억원과 200억원 규모로 향후 5년간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것과 다른 행보다.

이는 벤처캐피탈사인 KB인베스트먼트를 계열사로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운용중인 벤처펀드 규모가 1조원을 넘는 KB인베스트먼트는 업력 27년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벤처투자 경험이 낮은 은행에서 직접 투자를 하기 보다는 KB인베스트먼트에 운용을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란 판단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출자자로서 역할에 충실하고 벤처투자는 KB인베스트먼트가 전담하는 구조"라며 "(KB인베스트먼트는)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투자, 육성을 담당해온 인적·물적 역량이 뛰어나다"고 전했다. 다만 KB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들이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국민은행 등과 연계한 여신(대출) 지원 등도 함께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지주는 핀테크랩인 'KB이노베이션 허브'를 통해 유망 핀테크 업체를 직접 육성한다. 2015년 3월 출범한 핀테크랩은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을 ‘KB스타터스'로 선발해 제휴 및 투자 지원을 해 오고 있다.

KB금융은 2021년까지 그룹과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협업이 가능한 우수 기술 스타트업을 200개 이상 KB스타터스로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KB스타터스에 선정된 회사는 63개 업체다. 이 과정에서 현재 계열사의 출자를 받아 100억원 규모로 조성된 그룹 CVC펀드를 5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플라이하이와 같은 '10-10 클럽'을 더 많이 배출하기 위해서다.

한편 창업·벤처·중소기업 등 혁신기업 투자와 관련한 전체적 전략과 운용은 지난 4월 출범한 'KB혁신금융협의회'가 담당한다. 그룹 계열사 임원 12명이 참여하는 이 협의회는 그룹의 혁신금융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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