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8월 26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주식 시장 순위는 전 세계 12~13위 정도인데 파생상품시장은 한때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규모가 큽니다. 금융당국은 DLS 손실 사태로 파생상품시장 위축을 걱정할 때가 아닙니다."최근 만난 증권사 임원은 대규모 손실이 예고된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 및 펀드(DLS·DLF) 사태로 금융 당국의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에 대해 이 같은 말을 했다. DLS 사태를 취재하며 만난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은행의 '불완전판매'만 지적했다. 하지만 이 임원은 고위험 상품이 은행에서 판매가 된 것은 한국 파생상품시장의 내실 없는 '비대 현상'이 본질이라고 꼬집었다.
정상화를 위해서는 시장이 더 위축돼도 된다는 고해 성사같은 발언을 이어갔다.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2011년 규제 이후로 규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 답변이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개인에게 고위험 상품이 판매된 것은 시장이 성숙하지 못한 결과라는 의미였다. 선진국 금리 연계 DLS는 글로벌 IB들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 상품이다. 주요국 국채 금리 인상에 베팅했던 글로벌 IB들이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위험 헤지 차원에서 금리 하락에 베팅한 상품을 설계했고 한국 및 아시아 지역 증권사를 통해 발행했다.
2016년 글로벌 IB들은 초기에는 기관을 위주로 세일즈를 했는데 몇몇 연기금들은 고위험 상품임을 인지하고 거절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DLS 상품 투자자가 기관에서 개인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
개인에게 DLS 상품이 판매된 국가는 홍콩과 한국밖에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홍콩은 금융 선진국인 만큼 다양한 파생상품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인들도 고위험 파생상품에 투자를 한다. 한국은 시장 규모 대비 파생상품의 위험에 대한 이해도가 낮기 때문에 판매가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IB들은 본사가 위치한 현지에서는 고위험 상품을 개인에게 파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시중 은행에서 고위험 상품이 판매된 것 자체가 미성숙한 시장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
이번 사태가 없었다면 DLS는 더 복잡하고 고도화된 상품으로 둔갑해 더 큰 손실을 불러올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불완전판매를 사태의 핵심으로 지적했지만 그동안 파생상품시장 활성화에 혈안이 돼 관리 감독에 소홀했던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시장 축소에 대한 우려는 접고 시장 상황을 재검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파생상품시장은 활성화보다는 정상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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