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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를 움직이는 사람들]조수용 대표, 디자인 대가가 만든 '브랜드 파워'③따뜻한 인터넷 구상으로 네이버 디자인에 한 획…공간 임대·외식사업도 눈길

서하나 기자공개 2019-09-05 08:18:26

[편집자주]

카카오는 2009년 세워진 아이위랩이 시작이다. 작은 벤처기업에서 10년만에 자산 10조원의 IT 공룡을 성장했다. 이젠 모바일 플랫폼뿐 아니라 핀테크, 모빌리티 등 대한민국의 일상을 책임지는 대기업이 됐다. 카카오의 성장을 함께한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8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에서 '브랜드'가 차지하는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하면 가장 먼저 노란 바탕에 검은색 말풍선이 그려진 이미지가 떠오른다. 또 하나 카카오의 상징처럼 떠오르는 것은 라이언을 비롯한 귀여운 캐릭터들이다. 카카오뱅크의 성장에 카카오프렌즈 인기가 얼마나 기여했을지 등 쉽게 수치로 산정하기 어렵다.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사진)는 카카오 브랜드를 가치와 수익으로 잇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일찌감치 디자인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조수용 대표는 "중요한 건 디자인이 아니라 '브랜드'고 브랜드는 곧 '비즈니스'"라고 말할 만큼 사업가적 면모를 지녔다.

◇디자인 대가, '따뜻한 인터넷'을 만들다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조수용 대표 디자인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은 IT 기업 디자인의 역사를 좇는 것과 같다. 과거 인터넷 1세대 시절의 프리챌과 네이버의 이미지를 만든 게 조수용 대표였다.

조수용 대표는 1974년 1월 25일 서울에서 태어나 1999년 서울대 대학원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전부터 이미 여러 인터넷 회사의 홈페이지를 디자인했고 1997년에는 가수 주영훈의 앨범 재킷을 제작하는 등 꽤 이름을 날렸다.

조 대표는 "인터넷이야말로 사람 냄새가 가장 중요한 분야다"는 소신을 밝혀왔다. 조 대표는 이용자가 인터넷을 좀 더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따뜻한 색을 입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철학을 갖고 이를 색깔과 기능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은 차갑고 첨단의 이미지로 대변되던 시절이었다.

조수용 대표의 첫 직장생활은 대학을 졸업한 뒤인 1999년 프리챌에서 시작됐다. 당시 프리챌은 다음, 야후 등과 함께 국내 포털 빅3로 불렸다. 2000년 오픈한 커뮤니티 사이트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1000만 명의 회원을 모으고, 하루 접속자 180여만 명을 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렸다.

조수용 대표는 프리챌의 로고를 진한 와인레드색으로 바꾸고 사이트 분위기도 붉은 색으로 바꾸었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 사이트에 색을 입히는 일이 드물었는데 조수용 대표가 디자인을 통해 프리챌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조수용 대표는 초기부터 디자인을 광고수익으로 연결하는 시도를 했다. 2001년 프리챌 사이트 중간에 배너광고를 넣는 아이디어도 조 대표의 생각이었다. 지금이야 대부분 인터넷 사이트 중간에 배너광고를 찾아볼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업계에서 처음하는 시도였다.

조수용 대표는 약 4년 동안 프리챌 디자인센터 센터장을 거친 뒤 2003년 네이버(당시 NHN)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당시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책임(GIO) 등과 인연도 여기에서 맺었다.

NHN에서 현재의 네이버의 상징하는 디자인 대부분을 총괄했다.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가 대표작이다. 그린팩토리는 2007년 6월부터 2년 9개월에 걸쳐 지상 28층, 지하 8층으로 지어졌다. 그린팩토리 주차장에는 새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활용해 주차한 위치를 단번에 찾을 수 있도록 하고 계단에는 소비된 칼로리를 적는 등 실험적 도전을 했다.

조수용 대표의 작품으로 광화문 D타워 디자인, 영종도 네스트호텔, 여의도 글래드호텔 등에도 묻어있다. 프리챌에 재직하던 시절 잠시 일을 그만두고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기도 할 만큼 인테리어와 건축에도 관심이 깊다. 직접 디자인회사 'JOH'를 창업해 외식사업과 공간 임대사업을 운영하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브랜드 하나하나의 스토리를 담은 브랜드 다큐멘터리 잡지 '매거진B'도 발행했다. JOH는 조 대표가 카카오 대표에 오른 지 두달 만인 2018년 3월 카카오의 투자회사를 통해 인수됐다. 그해 5월 카카오프렌즈(현 카카오IX)와 합병했다.

◇카카오 서비스에 '친근함' 입히기 과제

조수용 대표는 2016년 10월 카카오에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조수용 대표가 합류하기 전 카카오는 여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통일된 사용자 경험을 주지 못하고 파편화돼 있었다.

당시 카카오를 이끌던 임지훈 대표는 "카카오 하면 떠오르는 모든 것을 총칭하는 회사 '브랜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카카오니깐 역시 이런 게 나오는구나', '카카오가 내는 것이면 믿을 수 있지'처럼, 이러한 광의의 브랜드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용 대표가 합류한 이후에도 카카오에서 브랜드 자산의 중요성은 점점 커져갔다. 카카오는 계속해서 인수합병을 통해 자회사를 90여개로 늘렸고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등 서비스를 키우기 위해서는 '친근함'과 '이용자의 편리성' 등이 디자인적 측면이 더욱 중요해졌다.

조수용 대표는 카카오에 합류한 지 1년 5개월 만인 2018년 3월 여민수 대표와 함께 카카오 공동대표로 취임했다. 조수용 대표는 여민수와 대표는 취임 이후 '카카오 3.0 시대'를 이끌고 있다. 카카오 1.0이 카카오톡을 출시해 모바일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진입한 시기, 카카오 2.0은 카카오톡을 뛰어넘는 여러 서비스로 확장한 시기라면 카카오 3.0은 이 서비스들의 시너지를 꾀하고 해외사업을 확장하는 시기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그동안 경영의 변곡점마다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하는 양상을 보였다. 카카오 초창기 이석우, 이제범 공동대표 체제를,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 합병 직후엔 이석우, 최세훈 공동대표 체제를 이어갔다. 2018년 3월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 체제는 사업의 급격한 확장에 따른 수익성 추구와 브랜드 통합이 요구되는 시점이었다.

여민수 대표의 임무가 카카오의 수익화를 위해 주력하는 것이라면 조 대표의 임무는 카카오 브랜드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조수용 대표는 "워낙 다양한 서비스를 하는 카카오의 고민은 투자자, 구성원이 제각각인 서비스를 어떻게 하나의 서비스로 묶어 편의성을 높일지와 함께 함께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카카오 플랫폼을 어떻게 퍼뜨릴 것인지있다"고 말했다.

조수용 대표가 카카오에 합류한 지 1년 조금 넘게 지난 시점에서 브랜드 관점에서의 가시적 성과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카카오 기업 관점에서의 브랜딩에 힘쓰고 있으며, 그런 노력은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등 카카오 여러 서비스가 진화하고 고도화되는 과정 전반에서 한결 친근한 서비스로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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