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M 논란'에 자문받는 공모주펀드도 '긴장' 모호한 기준에 운용업계 '설왕설래'…DLF 감사결과 예의주시
최필우 기자공개 2019-09-16 08:13:08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0일 10: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감독 당국이 파생결합펀드(DLF)의 '주문자상표부착(OEM) 펀드'인지 여부를 조사하면서 공모주펀드를 운용하는 곳들도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소규모 헤지펀드 운용사의 공모주펀드는 수익자 요청으로 설정된 경우가 많아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부 자문을 받는 공모주펀드는 운용사가 비히클(Vehicle)만 빌려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규모 작을수록 운용 유리, 설정요청 쇄도
국내 대다수 헤지펀드 운용사는 적어도 1~2개 공모주펀드를 설정해 운용하고 있다. 공모주 전담 인력은 물론 주식 운용역이 없는 곳도 공모주펀드를 설정한다. 채권 투자를 병행하는 공모 공모주펀드와 달리 사모 공모주펀드는 운용 전략이 단순하다.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인 경우가 많아 공모주 투자와 유동성 관리 만으로 펀드를 운용할 수 있다.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곳도 공모주펀드를 설정할 수 있는 것은 투자자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펀드가 투자할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은 한정돼 있어 규모가 커지면 포트폴리오 내 공모주 비중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헤지펀드 운용사가 소규모로 공모주펀드를 설정하면 공모주 비중이 높아져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어 투자자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
이에 판매사나 고객이 먼저 헤지펀드 운용사에 공모주펀드 설정을 문의하는 경우가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규모가 작더라도 공모주펀드가 있는 곳은 물량 추가 확보에 한계가 있어 주로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가 문의 대상이다. 이때 판매사나 고객 요청으로 펀드를 설정하는 것에 더해 운용 지시까지 받으면 법을 위반하게 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집합투자업자는 펀드의 운용 지시 업무를 외부에 위탁할 수 없다.
최근 감독 당국이 OEM 펀드 감사를 강화하고 있어 헤지펀드 운용사도 이를 의식하는 눈치다. 일단 문제가 된 DLF 운용사가 감사 대상이지만 금융감독원 의지에 따라 OEM펀드 관련 감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식 매니저 없이 공모주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곳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공모주펀드를 대거 설정하는 과정에서 감독 당국이 OEM펀드가 되지 않게 하라고 주의를 준 적이 있다"면서도 "아직 공모주펀드가 OEM펀드로 지목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문 받을 뿐 운용사가 운용 주도"
주식 또는 공모주 전담 인력이 없는 헤지펀드 운용사는 타 운용사에 자문을 받는 방식으로 공모주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공모주에 전문성을 가진 자산운용사 또는 투자자문사에 자문 수수료를 내고 그 회사의 운용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식이다. 파인밸류자산운용, 브이엠자산운용, 인벡스자산운용 등이 공모주 자문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곳으로 꼽힌다.
일부에서는 자문을 통해 공모주펀드를 운용하는 것도 운용 업무를 외부에 위탁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주의 경우 수요예측 참여 여부, 적정 공모가 책정, 보호예수 조건 설정 정도가 운용의 전부인데 자문 내용대로 펀드를 운용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규모 공모주펀드를 원하는 수익자를 타깃으로 헤지펀드 운용사가 비히클 장사를 했다는 의혹도 받을 수도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들은 자문과 운용은 별개의 영역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자문사가 운용 전략을 제시한다고 해도 운용사별로 투자 성향이 달라 자문 내용 그대로 펀드를 운용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는 설명이다. 수익자와 자문사간 이해관계가 없는 것도 공모주펀드가 OEM 펀드로 분류되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부 자문을 받는 공모주펀드 운용 실태에 대한 지적은 종종 있었지만 위법하다고 볼만한 정황은 없다"며 "최근 OEM펀드에 대한 감사가 엄격해지는 추세라 우선 DLF 감사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DL이앤씨 인사 격변]인적분할 4년차, '가이던스 달성 실패' 후폭풍 거셌다
- [DL이앤씨 인사 격변]CFO도 퇴출, 후임자 내외부 물색
- [DL이앤씨 인사 격변]감원 칼바람, 임원 10명 중 3명 짐 쌌다
- CJ올리브영, 글랜우드PE와 결별 '이사회 재정비'
- [코스닥 주총 돋보기]'상폐 위기' 엠벤처투자, 주주 해명 '안간힘'
- FI 지분 되사온 CJ올리브영, ‘승계 플랜’ 본격 가동하나
- 에스텍파마, 폴라리스AI파마로 '새 출발'
- 나무가, '공정 자동화 전문가' 이동호 대표이사 선임
- CJ그룹, 글랜우드PE에 판 CJ올리브영 지분 되사온다
- 고려아연, 강남 영풍빌딩 떠난다…행선지는 종로구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금융지주 사외이사 뉴 노멀]하나금융, 당국 당부사항 '집합적 정합성' 보완
- [하나금융 인사 풍향계]이승열 하나은행장, '재무·영업' 이어 '전략' 시험대
- [금융지주 사외이사 뉴 노멀]신한금융, 지원 조직 '전방위' 구축...'위험관리·감사' 보강
- JB금융, 표대결 앞두고 '캐스팅 보터' 국민연금 표심 얻었다
- JB금융, '우군' 핀다 의결권 제한됐지만…명분 싸움 계속
- [금융지주 사외이사 뉴 노멀]신한금융, '인선자문단 제도' 도입해 절차 투명성 높였다
- [금융지주 사외이사 뉴 노멀]KB금융, '참호 구축' 비판 일축 배경엔 '임기 5년' 제한
- [금융지주 사외이사 뉴 노멀]KB금융, 금융권 이사회 '젠더 다양성' 선도한다
- 지방금융, 이복현 원장에 '시금고 과당경쟁' 하소연한 까닭
- '표대결' JB금융, 올해도 '글래스루이스·ISS' 등에 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