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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지분 10% 쥔 델타항공…여전히 백기사? 오너가·KCGI 뒤 이은 3대 주주…'파트너십 강화' 목적 그대로

유수진 기자공개 2019-09-30 08:53:48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5일 15: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고자 본인은 주식 등의 보유기간 동안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의 규정에서 정한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합니다."

델타항공은 지난 7월 말 피터 카터 부사장 겸 법무팀장 명의로 금융감독원에 확인서를 한 장 제출했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5.13% 확보한 것과 관련해 '경영 참가' 목적이 없다는 입장을 담은 사실상의 '각서'였다. 델타항공은 조인트벤처(JV) 동반자인 대한항공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투자라는 설명에도 온갖 추측이 끊이질 않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해당 문서에 서명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델타항공의 속내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델타항공이 예고했던 대로 꾸준히 한진칼 주식을 사들여 보유 지분을 10%까지 확대하자 다양한 해석과 함께 진의 파악에 나서는 모습이다. 델타항공의 복안을 완전히 알아채는 덴 아직 무리가 있지만 일단은 한진그룹의 아군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델타항공은 23일(현지시각)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항공의 최대 주주 한진칼의 지분 10%를 인수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20일 한진칼의 지분 4.3%를 매입한 사실을 공개하며 지분율을 10%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한 지 3개월 만에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이에 델타항공은 한진그룹 총수 일가와 행동주의 펀드 KCGI의 뒤를 이어 한진칼의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그렇다면 지난 3개월 간 델타항공의 입장에 변화가 생긴 부분이 있을까. 일단 한진칼의 지분 확보에 나선 이유에 대한 기본적인 스탠스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델타항공이 지분 인수 완료 소식을 전하는 방식만 보더라도 어느정도 유추가 가능하다.

이날 델타항공은 지난 6월 첫 주식 매입 때와 마찬가지로 자사 홈페이지 '뉴스 허브'란을 통해 해당 소식을 알렸다. 내용도 그때와 비슷하다. 델타항공은 "이번 투자는 대한항공과 맺은 JV의 가치를 높이고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델타의 글로벌 파트너 지분 구축 전략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심지어 소식을 전하는 방법도 당시 게재했던 내용 중 지분율 등 일부 변동이 생긴 부분만 수정해 업데이트하는 형식을 취했다. 때문에 현재는 지난 6월에 올라왔던 원문을 찾아볼 수 없다. 이것만 놓고 보더라도 최소한 델타항공의 표면적인 입장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3개월 전 처음 전해진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취득 소식은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견제를 이어가던 한진그룹 총수 일가와 KCGI 모두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일각에선 위기에 빠진 조원태 회장이 델타 측에 SOS를 요청했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공식적으론 양측 모두 "백기사인지 흑기사인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재계에서는 한진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방어를 도울 백기사의 등장으로 해석했다. 시기적으로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 패배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KCGI가 다시 '한진가(家) 흔들기'를 재개했던 때와 맞물리며 이러한 진단이 더욱 힘을 얻었다. 실제로 한진그룹 오너가가 동일인 지정에 실패, 약점을 노출하며 열세에 놓였던 분위기가 델타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반전되는 등의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델타항공이 실제로 한진그룹의 우군일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설령 지금까지는 아군이었을지라도 지분 10%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서 추후 필요에 따라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조만간 조양호 전 회장의 상속 절차가 시작돼 한진칼 지분 17.84%가 유족들에게 분산되면 델타항공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게 된다.

일각에선 델타항공의 경영 참여 가능성이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고 보기도 한다. 근거로는 델타항공이 확인서에서 "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행위가 △임원의 선임·해임·직무 정지 △정관 변경 △회사의 합병·분할 △회사의 해산 등 현행 자본시장법에 명시된 내용에 한정된다는 점을 든다. 바꿔 말하면 그 외에 경영권이나 회사에 영향을 주는 행위는 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물론 델타항공이 추후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로 전환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선택이 델타항공에 가져다 주는 실익이 크지 않은 만큼,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델타항공 역시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 확대를 위해선 대한항공과의 우호적인 관계가 반드시 필요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델타항공은 최근 인천국제공항이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아시아내 환승 거점을 기존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옮기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지난해 체결한 JV를 기반으로 여객·화물 분야에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한항공과의 협력 강화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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