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9월 26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합병 결렬 소식을 알렸다. 두 회사 모두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진 않았으나 배경은 뻔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이 운용해왔던 뱅크론펀드 편입자산에서 문제가 생긴 뒤 이어진 여파가 발목을 잡았다. 1년 전 합병 지연 공시가 났던만큼 업계에서는 예견된 수순을 밟았다는 평을 내렸다.인수 주도권을 쥐었던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달리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내홍을 꽤 겪었다. 합병을 전제로 조직을 슬림화해오고 신규 비즈니스를 멈춰왔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을 우려한 일부 인력들은 일찌감치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개점휴업 상태로 있는 동안 사업도 지속적으로 위축돼왔다. 지난 6월말 기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총 수탁고(펀드+일임)는 1조6142억원을 기록했다. 합병 논의 초기였던 2017년 6월 말 5조5559억원과 비교하면 삼분의 일 토막이 난 셈이다. 전체 임직원수도 해당 기간동안 약 38% 감소했다.
보통 운용사라면 딜이 깨진 뒤 어떻게든 수습을 위한 행보를 보였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임기가 만료된 전임 대표이사를 다시 불러들이고도 오히려 판매사 등과 소통을 차단하며 숨었다. 외국계 운용사로서 재간접형태의 상품만 취급해왔다 할지라도 국내 법인에게는 마케팅, 펀드 관리 등 최소한의 역할이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행보에 재매각설 등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배경을 살펴보니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줄곧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 이번에는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인수합병을 위한 절차를 타진 중이다. 조만간 양해각서를 맺는다고 하니, 한국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날이 머지 않았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입장에서는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얼른 협상을 마무리짓는 것이 중요했을지 모른다. 중간과정이야 어쨌든 펀드를 넘기고 나면 그뿐이라고 생각했을수도 있다.
뱅크론 사태로 외부로부터 시달려왔던 입장을 모르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아쉬운건 국내 시장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느껴졌기 때문이다. 만일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판매사나 고객들에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 이번에는 딜이 잘 마무리되길 바라면서도 이 한가지는 얘기하고 싶다.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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