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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푸본그룹, 거래 주도권 누가 쥐었나 주당 거래가격 1만2408원, 전날 종가 수준… 원매자 입김 작용 가능성↑

진현우 기자공개 2019-09-27 13:25:0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6일 0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이 오랜 줄다리기 협상을 끝내고 대만 푸본그룹을 소수지분(Minority) 블록딜 원매자로 낙점했다. 우리은행은 우리카드 지분을 넘기는 대가로 받은 우리금융지주 신주(5.83%)를 내년 3월까지만 매각하면 됐다. 다만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BIS자기자본비율 사수와 조속한 시일 내에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셈법 하에 국내외 원매자들을 막론하고 매각의사를 적극 타진해 왔다.

더군다나 7월만 하더라도 1만4000원을 웃돌았던 주가가 8월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에 접어들자 우리금융의 딜 진행엔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오버행 이슈를 제거해야하는 우리금융 입장에서 거래를 서둘렀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들을 감안할 때 이번 블록딜은 매도자인 우리금융지주보다 원매자들이 거래 주도권을 쥐고 협상카드가 오고갔을 것이란 전언이다. 특히 거래가격을 살펴보면, 푸본그룹의 입김이 더 강하게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은행이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주식 4210만3377주에서 2889만707주를 거래 대상으로 삼았다. 처분금액은 3584억7589만원이다. 우리금융지주가 넘긴 2889만707주를 처분금액(3584억7589만원)으로 단순 계산한 주당 가격은 1만2408원으로 계산된다. 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된 25일 우리금융의 종가(1만2400원)와 큰 차이가 없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가치(Equity value)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푸본그룹은 상식적으로 거래 밸류에이션을 25일 '종가' 대비 일정 수준의 할인율로 산정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금융그룹은 주가가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종가보다는 주가가 좋았던 수개월 전을 산정 기준에 포함한 거래량가중평균을 활용하고 싶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과적으로 블록딜을 형식을 취했지만 일반적인 수의계약에 따른 소수지분 매각과 다름없다는 평이다.

매도자인 우리금융그룹과 원매자인 푸본그룹 간의 블록딜 가격이 어떤 방법으로 결정됐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국내외 원매자들이 적극적인 매입의사를 내비치지 않았다는 점을 미뤄 짐작해볼 때, 협상 테이블에서 푸본그룹의 입김이 조금 더 강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협상 우위를 점했다는 사실은 곧 푸본그룹이 거래를 조건으로 한 모종의 제안이 있었다면 받아들여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선 우리금융그룹과 푸본그룹 사이에선 이번 거래를 두고 일련의 제안들이 오고갔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소수지분 매각이 성황을 이뤘더라면 거래에 수반될 전략적 제안들이 없을 수 있지만, 이번 거래는 거래규모도 클뿐더러 인수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두 금융기업 간의 사업적 협업을 전제로 한 조건이 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보험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물론 푸본그룹은 우리금융지주 주식이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매년 반기마다 이뤄지는 주당 500원 규모의 배당을 감안하면 투자 대비 배당수익률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국내에 푸본현대생명보험을 포트폴리오 회사로 갖고 있는 만큼 우리은행을 방카슈랑스 판매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남은 소수지분(1.8%)도 원매자들을 상대로 빠른 시일 내에 처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지주회사법상 우리은행은 모회사(우리금융지주) 주식을 6개월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 법적 시한은 내년 3월까지다. 다만 우리금융은 ‘시스템적 중요은행지주(D-SIB)'로 선정됨에 따라 한층 강화된 자본규제를 준수해야 하는 터라 자본차감 요인인 지주 주식을 빠르게 매각하는 게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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